지난 1일 실시된 200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모의평가는 올 수능의 출제 경향과 난이도를 가늠해 볼 수 있는 기회였다.
입시 전문가들은 모의 수능을 잘 분석해 본수능 준비방식에 변화를 줘야 한다고 조언한다. 중앙일보 교육섹션 '대학가는 길' 코너에 기고하는 대치동 스타강사들이 언어.수리.외국어영역 모의수능 분석과 본수능 대비책에 대해 좌담을 했다.
▶ 대치동 스타강사들이 지난 1일 모의수능평가와 본수능 대비책에 대해 토론을 벌이고 있다. 왼쪽부터 조동기(언어), 한석원(수리), 김찬휘(외국어) 원장.
◆모의평가의 영역별 출제 경향은 어땠나.
▶조동기=언어영역은 4월에 본 교육청 모의고사보다는 쉬웠고 지난해 수능보다는 조금 어려웠다. 영역별로는 비문학은 평이했고 문학은 약간 어려웠다고 본다.
▶한석원=수리의 경우 어느 특정 단원에 어려운 문제가 편중되지 않고, 단원마다 쉬운 문제에서부터 고난이도 문제까지 출제되었다. 체감 난이도는 지난해 수능에 비해 수리 가형은 비슷했지만 수리 나형은 상당히 어렵다고 느꼈을 것이다. 어느 한 단원을 쉽다고 소홀히 할 수도, 어렵다고 포기할 수도 없다.
▶김찬휘=외국어영역은 지극히 평이했다. 실망스러울 만큼 예년에 비해 신유형의 문제도 없었다.
◆영역별로 특히 유의해야 할 부분이나 문제 유형은.
▶한=가우스 함수와 그래프에 대한 해석 문제는 반드시 출제된다고 생각하고 대비해야 한다. 학문적으로 중요하고 수능 출제방침에도 들어맞기 때문이다. 다만 몇 가지 유형에 집착하는 것은 금물이다.
▶김=수험생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것은 어법과 어휘 문제다. 이번 평가에서는 단순한 어법적 형태를 묻지 않고 문맥의 흐름에 맞는 어휘 선택을 요구했다. 독해 능력이 어법에도 적용된다는 사실을 유념해야 한다. 어휘는 지난해처럼 유사형태 어휘가 출제됐다. 특히 어미가 달라 뜻이 다른 형용사들은 특별히 암기해둬야 한다.
▶조=기존 문제의 유형에 충실해 특별히 지적할 것은 없다. 다만 고전시가와 현대수필 등 시기와 형태가 다른 글들이 묶이는 혼합형 지문이 출제된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한=실생활에 연결되는 문제 유형이 나오는데 지레 겁을 먹거나 착각에 빠지지만 않는다면 단순 계산문제에 불과하다. 하지만 긴장해서 착각하거나 계산 실수를 저지르는 경우가 있다. 평소 이런 주제의 문제들에 대한 훈련이 중요하다.
◆이번 평가 결과를 분석해 본수능 난이도를 조정한다는데.
▶김=전통적으로 모의고사는 어렵게 출제해 학생들의 실력차를 분명히 드러낸 뒤 수능에서 하향 조정하는 모습을 보여 왔다. 하지만 이번 모의평가가 쉬어 본수능 난이도는 오히려 상향조정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지난해 수능이 너무 어려웠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 정도 난이도가 유지될 수도 있다.
▶조=9월 모의고사에서는 분명히 신유형에 신경을 쓸 것이다. 본수능도 마찬가지다. 매년 새로운 유형의 문제를 10% 정도는 유지해 왔다.
◆이번 모의평가로 본 실제 수능 대비책을 짚어본다면.
▶조=현대시에서는 표현상의 특징, 소설 쪽에서는 인물 간 갈등 내용과 유형을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 비문학은 주제를 확인한 후 전개상 특징을 확인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어휘.어법의 경우 교과서 상권 부록(한글 맞춤법)이 훌륭한 교재다.
▶한=역대 수능 수리영역에서 변별력 확보는 주로 수학적 개념의 심층적 이해를 평가하는 문제들에 의해 이루어졌고, 이번 모의평가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계산 실수와 착각이야말로 치명적이라 할 수 있다.
▶김=어법과 독해가 상호 연관되는 경향을 유념해야 한다. 어법은 혼자 하기 어려운 영역이니 인터넷 강좌 등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읽기와 쓰기 만이 아니라 듣기와 말하기 영역에서도 어휘 습득 능력이 중요하다. 어휘 학습에 가장 좋은 자료는 교과서임을 명심하자.
정리=최현철 기자
<좌담 참석자>
조동기 원장 (조동기 국어논술학원)
한석원 원장 (깊은생각 한수학원)
김찬휘 원장 (ERS어학원)
사회탐구·과학탐구영역 모의수능 분석과 본수능 대비책 좌담은 22일자에 싣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