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4연속 천하통일, 어떤 팀 만나도 험난할 듯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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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7호 23면

2014 프로야구는 뻔한 것 같았다. 삼성이 지난 15일 대구 LG전에서 승리, 4년 연속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했다. 프로야구 33년 역사상 최초의 기록이다.

2014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19일 개막

 삼성은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정규시즌 챔피언에 올라 한국시리즈에 직행했고, 플레이오프를 거치고 올라온 팀을 이겨 통합우승에 성공했다. 올해 정규시즌도 과거 3년과 비슷한 흐름이다. 그렇다면 2014 포스트시즌도 뻔한 결과, 즉 삼성의 통합우승으로 막을 내릴까?

 NC는 창단 3년, 1군 진입 2년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정규시즌 막판 4위에 턱걸이한 LG와 19일부터 준플레이오프(5전3선승제)를 치른다. 여기서 이기는 팀이 정규시즌 2위 넥센과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를 벌이고, 플레이오프 승자가 삼성과 7전4선승제의 한국시리즈에서 맞붙는다.

 하위 팀들이 준플레이오프·플레이오프를 치르며 지치고 다치는 동안 삼성은 힘을 아끼고 전략노출을 막을 수 있다. 지난 12년 동안 정규시즌 우승팀이 한국시리즈를 제패한 건 정규시즌 1위 프리미엄을 입증한다. 같은 이유로 이번에도 삼성의 한국시리즈 우승 가능성이 가장 크다.

 그러나 2014년 삼성은 과거의 삼성과 다르다. 최강의 마무리투수 오승환(32·한신)이 일본으로 떠난 공백을 메우지 못했다. 일본과 미국에서 활약했던 임창용(38)이 31세이브(구원 2위)를 거뒀지만 블론세이브가 9개나 되고 평균자책점이 5.84에 이른다. 마무리가 무너지자 삼성 불펜 전체가 흔들렸다. 삼성은 2012년 5월 24일 롯데전부터 7회 이후 앞선 경기에서 144경기 연속 무패를 기록했지만 올해 5월 27일 LG전에서 이 기록이 깨졌다.

 과거엔 6회 이전에 삼성을 앞서지 못하면 이길 수 없었다. 올해는 다른 팀들이 삼성 불펜 공포증으로부터 벗어났다. 특히 이달 삼성이 5연패(10월 6~11일)에 빠지는 동안 불펜이 난타를 당했다.

 삼성에 넥센은 가장 강력한 상대다. 홈런왕 박병호를 비롯해 강정호·서건창 등 MVP 후보가 세 명이나 있다. 20승 투수 밴헤켄도 있다. 올 시즌 삼성과의 상대전적에서 7승1무8패로 선전하면서 시즌 막판 선두 자리를 위협했다. 넥센이 플레이오프를 4차전 이내에 끝내 사흘 이상 쉴 수 있다면 삼성과 힘 대 힘으로 맞붙을 수 있다.

 정규시즌 3위 NC는 포스트시즌을 처음 치르는 게 약점이다. 그러나 단기전에 돌풍을 일으킬 요소는 분명 갖고 있다. 승부사 김경문 감독 지휘 아래 확실한 선발투수들이 있다. 준플레이오프를 대비해 에릭-웨버-이재학이 이어 던진 지난 14일 경기에서 삼성 타선은 7이닝 동안 무득점(경기는 1-2 삼성 패)에 그쳤다. 상대전적은 삼성이 10승1무5패로 앞선다.

 LG도 만만치 않다. 4월 최하위에서 4위까지 치고 올라온 저력이 있다. 양상문 신임 감독이 유원상-신재웅-이동현-봉중근으로 이어지는 불펜 정비에 성공했다. 지난해 11년 만에 가을야구에 참가, 플레이오프에서 두산에 완패했지만 올해는 안정적인 느낌이다. 특히 시즌 막판 여러 차례 역전승으로 팀 분위기가 좋다. 삼성과의 상대전적은 7승9패.

김식 기자 see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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