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核 해법 이렇게"] 뉴스위크誌

중앙일보

입력

대북(對北) 온건론을 앞세우는 미국 국무부와 강경파의 아성인 국방부가 북한 문제로 이라크 전쟁 때보다 더 심한 최악의 대결 국면을 보이고 있다고 뉴스위크 최신호(5월 5일자)가 28일 보도했다.

잡지에 따르면 콜린 파월 국무장관은 베이징 3자회담 추진과정에서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 등 미 행정부 내 강경파를 철저히 따돌렸다. 지난 2월 중국 방문 후 한달 이상 3자회담을 준비해 온 파월 장관은 보수 강경파 인사들의 개입을 막기 위해 국가안보회의(NSC)도 통하지 않고 백악관과 직접 담판지었다는 것이다.

럼즈펠드 장관 등은 뒤늦게 일본에서 정보를 전해 듣고 사태를 파악했지만 이미 손을 쓸 방법이 없었다고 뉴스위크는 전했다. 하지만 강경파는 곧바로 반격에 나섰다.

럼즈펠드 장관은 "중국과 협력해 북한 정권의 전복을 추진한다"는 내용의 내부 문건 두 건을 베이징 회담이 열리기 직전 뉴욕 타임스 등 언론에 흘렸다. 회담에 재를 뿌리고 강경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서였다. 베이징 회담에서 북한이 핵무기 보유를 시인했다는 정보를 언론에 흘린 것도 강경파들이었다는 소문이 뒤따랐다.

럼즈펠드 문건에 대해 국무부 고위 관리는 "중국이 북한 정권의 붕괴와 이로 인한 대규모 난민 사태를 원할 리 만무한데 무슨 소리냐"면서 "도대체 강경파들은 딴 나라에서 환상 속에 살기라도 한다는 말인가"라고 비난했다고 뉴스위크는 보도했다.

미 행정부만 아니라 언론에서도 강온 논란이 한창이다. 일요일인 지난 27일 빌 리처드슨 뉴멕시코 주지사는 NBC방송에 출연, "북한이 핵물질을 판매하는 경우에도 가만히 있어야 하는거냐"는 질문에 "그래도 북한과는 외교적 해결책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대선 예비후보인 밥 그레이엄 목사는 ABC뉴스에서 "미국은 북한과의 직접 대화 시기를 놓쳐 고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김종혁 특파원kimch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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