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털터리' 마이클 잭슨?… 아동 성추행 재판 질 땐 파산 가능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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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46)이 아동 성추행 사건 재판과 재정난으로 심각한 위기에 처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8일 보도했다. 신문은 "잇따른 스캔들로 인기가 떨어지고 수입은 줄어들었지만 지출 규모는 전혀 줄이지 못해 궁지에 몰렸다"고 설명했다. 지난 2월 말 배심원이 선정돼 본격적으로 진행돼온 성추행 사건 관련 재판은 4일 심리를 마무리하고 다음주 중 평결이 내려질 예정이다.

◆ 아동 성추행 재판에 시달리고=2003년 2월 한 소년(당시 13세)이 "'네버랜드'에서 잭슨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며 잭슨을 고소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 바버라에 있는 놀이동산 네버랜드는 놀이기구.동물원.숙박시설을 갖추고 있다. 여의도의 세 배에 달하는 규모다. 잭슨은 1988년 어린이들을 위해 이곳을 만들어 어린이들을 초대해 놀게 해왔다. 위암 투병 중 자선단체의 소개로 가족과 함께 네버랜드를 찾았던 소년은 "잭슨이 원치 않는 자위를 강요했다"고 증언했다. 잭슨은 "이 사건은 소년의 어머니가 돈을 노리고 벌이는 사기극"이라고 주장했다. 잭슨을 위해 법정에 나온 증인들도 화려했다. 영화 '나홀로 집에'의 배우 매컬리 컬킨은 "그는 결백하다"고 말했다. 양측 증언자만 해도 140명에 달했으며 취재 기자도 3000여 명이 몰렸다.

◆ 돈도 떨어지고=잭슨은 재정적으로 고갈 상태에 빠졌다. WSJ는 "올해 들어 잭슨은 한때 현금이 떨어져 전기료를 내는데도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며 "최소한 2억7000만 달러(약 2700억원)에 달하는 은행 대출금을 갚기 위해 자신이 애지중지해온 음악판권업체 소니/ATV 등의 자산을 매각해야 할지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소니/ATV는 비틀스의 노래 '예스터데이'와 '헤이 주드' 등 수많은 히트곡의 판권을 갖고 있다. 잭슨은 95년 이 회사의 지분 50%를 소니에 매각했다. 당시 받은 돈만 1억5000만 달러(1500억원)에 달한다. 그러나 잭슨은 "은행 대출금은 네버랜드의 동물 사육비와 리무진.의상 대여 비용으로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전처인 데비 로에게 115만 달러(11억5000만원)를 지급했다. WSJ는 "그가 유죄 평결을 받으면 나머지 재산까지 다 팔고 빈털터리가 될지도 모른다"고 전했다.

이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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