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금리 6개월째 내리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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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은행 예금 금리가 6개월 연속 떨어졌다.

이에 따라 물가상승률을 감안한 실질 금리가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은행에 돈을 맡기고 받는 이자가 물가가 오르는 것을 따라잡지 못한다는 얘기다.

2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 저축성 예금의 평균 금리(신규 취급액 기준)는 연 4.3%로 전달보다 0.15%포인트 떨어졌다. 예금 금리가 물가상승률(지난달 4.5%)보다 낮아진 것은 처음이다.

상품별로는 정기예금(-0.16%포인트).정기적금(-0.14%포인트).상호부금(-0.16%포인트) 등이 모두 큰 폭으로 하락했다.

한은 관계자는 "시장 금리가 꾸준히 하락하면서 은행들이 예금을 받아도 마땅히 굴릴 데가 없어지자 예금 금리를 계속 떨어뜨리고 있다"며 "당분간 이런 추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국민은행 윤종규 부행장은 최근 기업설명회에서 "시장 금리가 더 떨어진다면 예금 금리를 추가 인하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은행 연구소 손준호 연구위원은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가 연 4.5% 수준인데 채권 시장에서 지표가 되는 3년만기 국고채 수익률은 연 4.52%로 거의 차이가 나지 않는다"며 "은행의 수익성을 생각한다면 예금 금리는 더 떨어져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지난달 대출 금리는 연 6.48%로 전달보다 0.09%포인트 올라 지난해 10월 이후 5개월 만에 오름세로 돌아섰다. SK글로벌 사태로 기업들이 채권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기 어려워지자 은행 대출 창구로 대거 몰렸기 때문이다.

경기침체로 기업들의 신용위험이 커진 것이 대출 금리에 반영된 것도 대출 금리 상승의 원인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특히 대기업 대출 금리는 0.26%포인트 뛰어오른 연 6.19%를 기록해 상대적으로 상승폭이 컸다. 중소기업 대출 금리는 연 6.42%로 0.12%포인트 올랐다. 가계대출 금리도 0.06%포인트 오른 연 6.96%를 기록했다.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기준이 되는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가 크게 오른 것이 주원인으로 분석됐다.

주정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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