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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있으면 충돌 1초전에 끼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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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14일 화성 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 주행시험장에서 한 연구원이 횡단보도를 지나가고 있다. 그 앞으로 다가오던 자율주행챠량은 레이더로 행인을 감지하고 자동으로 멈춘다. [사진 현대모비스]

겉으로 보기에는 현대차에서 판매하는 일반 그랜저HG와 다를바 없는 차량이다. 하지만 내부에서 크루즈라고 적혀 있는 버튼을 누르자, 핸들과 페달이 자동으로 움직이며 이동을 시작한다. 교차로에서 좌우로 진행하는 차량이 있으면 알아서 정지하고, 앞에 주행하는 차량이 느리게 이동하면 자연스럽게 옆 차선으로 가서 추월을 한 뒤 다시 본래 차선으로 돌아온다. 길에서 어린이가 뛰어오는 등 돌발상황이 발생하면 충돌 1초전에 브레이크를 밟아 차를 멈춘다.

 14일 오전 화성 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KATRI) 주행시험장. 현대모비스 연구원들이 자율주행차량을 시험운행하고 있다. 자율주행이란 센서를 통해 주변 운행 상황을 인식하고, 컴퓨터 제어장치(ECU)로 자동차를 제어해 운전을 하는 무인자동차 기술을 말한다. 모비스는 2020년 원천기술 개발, 2025년 양산 부품 시판을 목표로 개발 중이다.

 현대모비스는 지난해 1월 융합기술연구팀을 설립하고 자율운행차의 개발에 본격 돌입했다. 사람이 핸들이나 페달을 밟지 않고서도 운전할 수 있는 차량을 구현하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초음파·레이더·카메라로 전후좌우를 인식하는 첨단운전자지원(ADAS) 기술, 고속주행시 차선이탈 방지 기술(LKAS), 앞차와의 거리를 유지하면서 차량 속도를 가감하는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SCC) 등의 기술이 적용됐다. 레이더·카메라 센서로 전후방을 탐지하는 것은 물론,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보다 더 정교한 고정밀 위성위치확인시스템(DGPS)이 적용됐다. 현대모비스 정태영 팀장은 “부착된 각종 센서의 가격은 1억원 가량 되지만, 양산이 시작될 때에는 합리적인 수준으로 가격이 내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차에서 내린 뒤 스마트폰의 버튼 하나 누르면 자동차가 알아서 빈 주차공간을 찾아 차를 대는 ‘무인 발렛파킹’도 상당 부분 진전됐다.

 하지만 두 가지 모두 약점이 있다. 정 팀장은 “세밀하고 완벽한 지도가 있어야 양산이 가능하다”고 했다. 대형 마트 내 실내 주차장, 아파트 구내 도로 등 세밀한 부분까지 ‘자율주행판 대동여지도’가 필요하다. 이날 시승은 사전에 입력된 코스에서 자율주행차를 운행하는 것으로 진행됐다. 집에서 마트까지 자율주행차를 타고 가서 자동주차를 하려면, 그 길 전부의 정보가 필요한 셈이다.  

화성=이현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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