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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시간 자율화에 유흥업소 들떠|"심야술값 할인" 등장|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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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4일 상오10시. 서울 대치동582 시내버스 남산운수(대표 이종운·44)회의실.
시무식을 10분만에 서둘러 끝내고 간부전원이 머리를 맞대고 인력충원·시설보강문제등 비상대책마련에 골몰했다. 5일부터 버스가 심야운행에 들어감에 따라 당장 필요한 30∼40명의 노련한 운전기사와 정비공 및 안내양 모집문제가 발등에 떨어진 것.
이중 몇 명은 운전기사와 안내양끼리 수소문을 통해 모집키로 했으나 마땅한 방법이 없자 노동부 등에 전화를 걸어보는 등 부산했다.
이회사의 보유 시내버스는 72대. 현재 인력은▲운전기사 1백30명▲안내양 1백명▲정비원 40명▲사무직원43명 등 모두 3백13명.
대치동∼중앙청(21·5km)등 3개노선. 노선사정이 도심지와 남산순환도로 등 지그재그코스여서 운전기사나 안내양 모두 하루 일이 끝나면 솜처럼 지치게 마련.
5일부터 운행시간이 상오5시15분부터 4시30분으로, 밤 11시40분부터 이튿날 새벽0시30분까지 1시간35분이 늘어 20시간이 됨에 따라 운전기사는 하루 2교대 근무가 불가피해졌고 정비원들은 심야 운휴시간이 7시간에서 4시간으로 줄어들어 10∼20%의 인력보충 문제가 시급하게 된 것.
전일제 (전일제) 운행이 실시되는 택시업계도 임금구조 개편요구가 심각하다. 운전기사측은 벌써부터▲8시간 근무제▲임금구조 개편▲야간 차등임금제 실시▲휴게시설 보완 문제 등을 들고 나오고 있다.
전국자동차노조 기획실장 김창호씨는 심야의 할증요금(20%)를 그대로 운전기사에게 주어 할증임금제를 실시하고 회사별로 휴게시설을 의무화하여 심야 운전기사들에게 휴식처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관광업계도 시설확충, 관광상품 개발, 홍보강화에 부산하게 움직이고 있다.
해외관광객 유치업소인 세방여행사는 이달 중으로 해외주재원 회의를 소집, 통금해제에 대한 홍보를 강화하고 관광객유치 목표를 지난해보다 30% 상향조정했다.
이 회사 외국인 제1영업부장 이종화씨 (58)는 『가장 해외여행률이 높은 일본의 오피스 레이디(직장여성)들이「통금=계엄령」이라는 불안의식때문에 한국여행을 회피하는 경향이 많았다』고 들고 『통금이 해제되었으니 이들 젊은 층에 대한 홍보를 강화, 관광객을 유치하겠다』고 말했다.
여행사업자들은 또 통금해제로 관광객들의 이동 가능시간이 연장됨에 따라 여행 코스도 서울∼설악산∼경주∼한려수도등 장거리 코스와 동대문 또는 남대문시장∼남산타워∼민속촌등을 연결하는 나이트투어 코스 등 몇 개 코스를 만들어 어느 것이 가장 인기코스인가를 저울질하고 있었다.
관광호텔 등에서는 나이트클럽·식당·코피 숍등 부대시절 이용자가 30%쯤 늘어날 것으로 전망, 철야근무조를 편성하고 시설확충을 서두르고 있다.
서울 이태원동 크라운호텔 지배인 김우용씨 (44) 는 『일반 유흥업소의 엉업시간이 자율화됨에 따라 관광호텔로서는 가장 큰 경쟁업소를 맞게 됐다』며 일반 유흥업소에 손님을 뺏기지 않기 위해 관광호텔 특유의 대형시설과 색다른 서비스를 내세워 맞서겠다고 했다.
통금해제로 영업시간의 제한이 풀린 일반유흥업소에서는 「심야 술값 할인제」등 각종 상흔이 벌써부터 만발.
서울 삼성동 카바레 뉴욕회관 지배인 양승룡씨(37)는『악단과 연예인을 2개조로 구성, 심야 프로그램을 작성하고 있으며 자정 이후 손님에게는 술값을 20%쯤 할인해주겠다』고 밝혔다. 술값할인 안내문은 벌써 서울무교동 낙지골목에도 나붙었다.
서울 신사동 살롱 석난(주인 오윤정·여·33)은 자정 이후의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실내 장식을 모두 은은하게 바꾸고 알콜도수가 낮은 부드러운 칵테일 위주로 판매전략을 바꾸었다. <정일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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