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상인이 몰려온다] 9. 온라인 가구 판매 '케이비엠' 변재출 사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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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인터넷에선 고객의 입소문이 매출액을 좌우합니다. 그래서 고객의 사용후기(상품평) 하나를 잘 받기 위해 늘 애씁니다" 가구는 고객이 매장에 가서 요모 조모 뜯어 보고, 손으로 만져도 본 뒤 사는 것으로 생각되는 제품이다. 이런 가구를 지난해 옥션 등 20여개 인터넷 몰에서만 1백10억원 어치 판매한 ㈜케이비엠(www.gongganbox.com)의 변재출 사장(41.사진).

변 사장은 "지난 3월의 온라인 매출액이 1997년 창사 이래 월 최고인 15억원을 기록했다"며 "불경기에도 불구하고 매출이 늘어난 것은 고객에게 촛점을 맞추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2000년 인터넷 판매를 시작한 이 회사는 온라인 시장의 몸집이 커지자 2002년 대형 할인점 매장에서 철수하고, 2003년 TV 홈쇼핑도 접고, 2004년 카탈로그 판매에서까지 손을 떼고 온라인 판매에만 집중하고 있다.

그는 "온라인 판매가 높은 임대료와 재고 부담이 있는 매장 판매에 비해 비용이 적게 들어 그만큼 소비자에게 혜택을 줄 수 있다"며 "가구같은 내구재의 판매도 앞으로는 인터넷이 주류가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온라인 판매가 매장 판매에 비해 시장 환경에 더 빠르게 적응할 수 있다는 장점을 지적한다. 기업이 신제품을 개발하면 인터넷 상에선 출시하기 쉽고 소비자의 반응도 상품평 등을 통해 즉각적으로 알 수 있다는 것이다. 변 사장은 "가구를 디자인 해 온라인으로 출시하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은 오프 라인의 10분의 1 밖에 안된다"며 "온라인에서는 소비자 반응이 시원치 않은 제품의 경우 곧바로 '들어 내고' 재고를 한정 제품 떨이로 처분하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인터넷에선 사이트별 가격정보와 기존 구매자의 사용후기 등을 꼼꼼하게 읽어보는 고객이 다시 사용후기 등을 남김으로써 다른 고객들에게 제품을 팔아주는 것이라고 믿고 있다.

그는 까다로운 온라인 고객을 만족시키기 위해 ▶ 구입한지 1년이 지난 가구도 교환해 주고 ▶ 소비자가 조립하는 가구의 경우 '총알 배송'을 하고 ▶서랍장 등 대형 가구는 자체 배송 담당자들이 직접 친절하게 설치까지 해 주도록 하고 있다.

전북 정읍에 2,540평의 공장(직원수 98명)을 운영하는 이 회사는 올 가을 결혼 시즌의 주문이 늘어날 경우 빠르게 배송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자체 디자인.물류 센터가 있는 경기도 포천에 생산 라인을 증설 중이다.

변 사장은 "온라인 가구 시장이 커지면서 대기업이 치고 들어오고 있다"고 한 뒤 "지난 수년간 익혀온 날렵한 몸놀림으로 온라인 가구의 최강자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글=이영렬, 사진=양광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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