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 신드롬'에 코스닥 과열 신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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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황우석 신드롬'이후 줄기세포 관련 종목들의 주도로 모처럼 활황세를 보이는 코스닥시장에 대한 단기 과열 우려감이 고개를 들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최근 코스닥 시장의 변동성이 1년6개월 만에 '지수 500선'문을 다시 연 올 초 랠리 때보다 상대적으로 커졌다고 걱정한다. 줄기세포 외에도 DMB.휴대인터넷 등 여러 테마 종목이 돌아가며 상승장을 이끌었던 지난 1~2월 활황세와 달리 최근 코스닥 상승세는 몇몇 바이오 종목들에만 기대고 있는 탓이다. 특히 대다수 바이오업체가 아직 이렇다할 성과를 내놓지 못한데다 향후 성공 여부도 장담키 힘든 상황이어서 자칫 거품이 걷힐 경우 충격이 더 클 수 있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실제로 황우석 교수의 줄기세포 관련 연구 성과 발표 소식이 알려진 지난달 12일 이후 이달 3일까지 17일간 코스닥 줄기세포 테마 주들은 100% 안팎의 급등세를 보였다.

이 기간 '줄기세포 3인방'으로 불리는 산성피앤씨는 2만3000원에서 4만7550원, 조아제약은 4250원에서 1만1000원, 마크로젠은 1만8000원대에서 3만2250원으로 각각 뛰어올랐다. 또 유전자 개량 전문업체인 이지바이오는 2655원에서 두 배 이상 뛴 5000원대로, 4500원대였던 제대혈 전문기업인 이노셀 역시 7000원 가까이 치솟았다. 줄기세포 종목부터 달궈지기 시작한 상승세는 최근 제약주로도 번지는 양상이다. 일부 종목의 경우 너무 급하게 올라 이상 급등 종목으로 지정될 정도다.

대한바이오의 경우 7거래일 만에 140%나 급등했고 삼천당제약 역시 최근 4거래일 동안 46%나 뛰었다.

서울제약.신일제약.유나이티드.제일바이오 등도 지난주 40% 안팎의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바이오종목들이 투자자들의 시선을 끌면서 코스닥 상장업체의 바이오 업종 진출 움직임도 활발하다. 손톱깎이 제조사인 쓰리쎄븐은 지난달 말 DNA칩 개발 벤처기업인 크레아젠을 인수, 바이오 사업에 뛰어들었다. 또 HS홀딩스는 신약 개발업체인 카이로제닉스 지분 50%를 오는 7월 말 인수할 계획이다.

카이로제닉스는 항암제와 암전이 억제제, 관절염 치료제, 당뇨병 치료제 등의 신약을 개발하는 바이오 벤처기업이다. HS홀딩스의 주가도 바이오 사업 진출에 대한 기대감으로 지난달 30일 이후 46.15%나 뛰었다.

굿모닝신한증권 김학균 연구위원은 "테마 주들이 이끄는 코스닥시장의 활황세가 대개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아 금세 꺼진 것을 상기해야 한다"며 "특히 바이오 등 일부 종목에만 의존해 장이 오를 경우 그만큼 쉽게 상승 분위기가 식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표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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