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혼으로 이룬 '박찬호 신화'] "포스트시즌에 나가고 싶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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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0승을 달성한 박찬호(뒷모습)가 현지 방송사와 인터뷰를 하는 동안 교민들이 관중석에서 피켓을 들고 환호하고 있다(사진(上)). 5이닝을 던져 승리투수 요건을 갖추고 덕아웃으로 물러난 뒤 박찬호가 허샤이저 코치(左)와 얘기를 나누고 있다(사진(下)). [캔자스시티=더 뉴스 & 이미지스]

"아직 갈 길이 멀다."

박찬호는 100승에 큰 의미를 두면서도 담담하게 이렇게 소감을 밝혔다. 그는 그다지 좋지 않은 투구내용에 행운이 따른 승리였다는 게 멋쩍은 듯 환하게 웃지는 않았다. 하지만 잔잔한 미소와 함께 더 큰 목표가 있다는 의지는 또박또박 분명하게 밝혔다.

-오늘 100승에 대한 소감은.

"기쁘다. 큰 의미가 있는 승리다. 숫자보다 더 큰 의미는 이 승리가 나 혼자 이룬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오늘 경기에서도 어려움에 빠진 나를 동료들이 건져줬다. 그런 만큼 기쁨도 주위 분들, 동료들, 팬들과 함께 나누고 싶다."

-경기 전과 중간에 긴장하진 않았나.

"솔직히 의식하긴 했다. 그러나 100승이 나의 최종목표는 아니기 때문에 담담하게 하자고 마음먹었다. 꼭 이기고 싶은 마음은 강했다. 나 자신보다 3연패에 빠졌던 팀을 위해 꼭 이기고 싶었다."

-5회 마지막 한 타자를 잡기가 어려웠다.

"앞선 두 타자를 쉽게 잡았기 때문에 긴장이 좀 풀어졌던 것 같다. 볼넷과 안타가 나오면서 좋지 않았다. 그러나 마지막이라고 생각했고, 5회를 마무리할 자신은 있었다."

-부상으로 부진했던 지난 3년간 가장 힘들었던 것은.

"야구선수로서, 야구를 할 수 없다는 게 가장 힘들었다."

-앞으로의 목표나 각오는 어떤 것인가.

"목표는 다음 경기를 이기는 것이다. 그리고 야구선수라면 누구나 월드시리즈 우승이 목표인 것처럼 포스트시즌에도 나가고 싶다."

◆ '100승의 현장' 캔자스시티에서 이태일 야구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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