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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영 - 차두리 '필승 날개' 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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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 무더위도 또 하나의 적이다. 머리에 찬물을 끼얹고 훈련에 열중하는 차두리의 모습. [타슈켄트=연합]

젊은 박주영과 차두리가 양 날개로 뛴다.

우즈베키스탄과의 2006 독일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4차전. 월드컵 6연속 본선 진출의 최대 고비가 될 이 경기에 막 국가대표에 발탁된 박주영(19.FC 서울)이 나서는 건 팬들에게 특히 즐거운 볼거리다. '천재 골잡이' 박주영의 A매치(국가대표팀 간 경기) 데뷔전. 경기는 3일 오후 10시5분(한국시간) 타슈켄트의 파흐타코르경기장에서 열린다.

A조에서 한국은 2승1패(승점 6)로 사우디아라비아(1승2무.승점 5)에 아슬아슬하게 앞선 선두다. 이 경기를 이기면 조 2위까지 주어지는 독일행 티켓을 차지할 확률이 매우 높아진다.

요하네스 본프레레 감독은 박주영을 왼쪽, 차두리(25.프랑크푸르트)를 오른쪽 윙에 배치하는 3-4-3 포메이션을 준비했다. 박주영은 타슈켄트로 떠나기 전 연습경기에서 매번 골이나 도움을 기록했다. 1일 오후 훈련에서도 그가 공을 잡으면 아무도 뺏지 못했다. 그의 번득이는 재치와 개인기를 지켜보던 이회택 축구협회 기술위원장은 "1년을 쉬었다 뛰어도 제 몫을 할 천재"라고 극찬했었다. 차두리 또한 물오른 기량을 과시하고 있다. 시즌 막판 맹활약으로 소속팀을 분데스리가(1부)로 끌어올린 그는 힘 있는 돌파와 정교해진 크로스를 자랑한다.


폭풍 전날의 표정
(사진위) 교민들에게 둘러싸여 사인 공세를 받고 있는 박주영, 물을 마시며 선수들을 지휘하는 본프레레 감독. (사진아래) 자체 연습경기에서의 안정환(왼쪽), 실전 시각(현지시간 오후 6시5분)에 맞춘 마무리 훈련에 앞서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고 있는 선수들. [타슈켄트=연합]

양 날개의 지원을 받아 골사냥에 나설 원톱으로는 안정환(요코하마)이 유력하다. 하지만 허벅지 부상의 호전 여부에 따라 이동국(포항)이 나설 가능성도 있다. 원톱이 수비진을 끌어낸 공간으로는 공격형 미드필더 박지성(에인트호벤)이 침투한다. 지난주 긴급 투입된 베테랑 유상철(울산)은 수비형 미드필더로 중원을 지휘할 것으로 보인다.

유럽리그 정상급 왼쪽 윙백으로 굳힌 이영표(에인트호벤)는 김동진(FC 서울)에게 왼쪽을 맡기고 오른쪽 윙백으로 나선다. 우즈베키스탄과의 1차전(3월 30일.서울)에서 선제골을 넣었던 이영표는 "수비 임무에 충실하다 기회가 생기면 공격하겠다"고 말했다.

◆ 총공세 나설 우즈베크=1무2패(승점 1)로 조 최하위에 처져 있는 우즈베키스탄은 3위에 주어지는 플레이오프 티켓이라도 따내기 위해 총공세로 나설 게 분명하다. 서울에서의 1차전 때 고열로 출전하지 못했던 골잡이 막심 샤츠키흐(디나모 키예프)가 최전방에 선다.

◆ 붉은 악마도 출동=경기장에는 서울에서 전세기로 날아오는 붉은 악마 응원단 300명과 현지에서 영화 '나의 결혼원정기'를 찍고 있는 배우와 스태프, 타슈켄트 교민 등 1000여 명이 응원전을 펼친다. 우즈베키스탄 당국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한국 응원석의 좌우 1개 섹터(1099석)씩을 완전히 비우고, 경기장 안팎에 경찰 병력 5000명을 배치한다.

타슈켄트=정영재 기자

*** "실점 없이 한두 골 넣어 승리"

▶ 요하네스 본프레레 감독=10년 전 나이지리아 대표팀을 이끌고 이곳에 온 적이 있다. 우즈베키스탄은 빠르지는 않지만 완만한 성장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우리가 조 1위를 지키고 있지만 본선 티켓을 따내기 위해 매우 중요한 경기다. 부상이나 아픈 선수가 없이 모두가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어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우즈베키스탄의 홈이지만 우리 선수들이 최선을 다해 원정의 불리함을 극복할 것이다. 해외파 선수들이 일요일에 경기를 마치고 월요일에야 합류했지만 모두 경험이 많은 선수들이라 문제는 없다. 박주영.김한윤 등이 A매치 데뷔전을 갖게 될 가능성이 있는데 '처음'이라는 도전 과제를 잘 소화할 것으로 본다. 실점하지 않고 두 골이나 한 골을 넣어 이기는 게 목표다.

*** "조 최하위지만 위축되지 않겠다"

▶ 라브샨 하이다로프 우즈베키스탄 감독=매우 어려운 상황에서 한국을 맞았다. 우리는 최선을 다해 준비해 왔고, 부상 선수가 3명 있지만 큰 문제는 아니다. 조 최하위라는 것 때문에 선수들이 심리적으로 동요하지 않도록 신경 쓰고 있다. 러시아에서 뛰고 있는 몇몇 선수가 이 경기 출전을 거부했다는 얘기는 사실이 아니다. 다들 부상이나 개인적인 문제가 있어서 뛰지 못할 뿐이다. 목표는 당연히 이기는 것이다. 홈팬들 앞에서 좋은 경기를 보여줘야 하고, 비기거나 지는 것은 절대로 안 된다. 한국 선수들은 모두 두려운 상대지만 특히 설(설기현).파르크(박지성).차두리가 좋은 선수라고 생각한다(설기현이 출전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깜빡한 듯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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