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중근 의사 처형 전에 쓴 한시 일곱 수 중국서 발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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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안중근(安重根) 의사가 처형되기 직전에 쓴 것으로 보이는 유필이 중국 랴오닝(遼寧)성 선양(瀋陽)시에서 발견됐다고 선양에서 발행되는 요심만보(遼瀋晩報)가 1일 보도했다.

감홍색 베로 만들어진 길이 5m, 폭 50㎝ 크기의 두루마리에 쓰인 이 유필은 한 선양 시민의 소장품에서 발견됐다. 유필은 모두 한시(漢詩) 일곱 수로 이뤄져 있으며 각 시에 작성한 날짜가 적혀 있다. 유필 작성 시기는 안 의사가 사형대에 오르기 직전인 1910년 2월 4일부터 9일 사이다.

전체 시의 말미에는 '대한국인 안중근 서(書)'라는 낙관과 함께 무명지가 잘린 예의 안중근 의사 수인이 찍혀 있다. 감정가 잔훙거(詹洪閣)는 "시를 쓴 시기와 낙관, 글씨체 등을 감안할 때 위작(僞作)의 흔적은 전혀 없다"고 판정했다.

시의 일부분에는 "흩날리는 눈발을 보고 있자니 마음이 스산해진다(眼中飛雪心中寒), 조국의 강산은 하룻밤 사이에 모두 변하고 말았구나(江山一夜皆至換)"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신문은 "이 유필이 사형 시점(1910년 3월 26일)보다 한 달 보름 전쯤에 작성됐기 때문에 일종의 절명시(絶命詩)라 할 수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베이징=유광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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