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립식펀드 어느새 7조원 넘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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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적립식 펀드 투자액이 7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2일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지난 4월말까지 적립식으로 펀드에 투자된 자금은 6조9735억원(247만 계좌)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3월에 비해 5350억원이 늘어난 것으로 이런 추세라면 현재 투자액은 7조5000억원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보인다.

적립식 투자 자금의 절반이 넘는 3조5597억원은 주식 투자를 주로 하는 주식형 펀드(전체의 46.5%)와 주식혼합형 펀드(4.5%)에 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증시가 조정을 받았던 4월에도 주식형 적립식 펀드 판매는 3월에 비해 2.6% 늘어났다. 메리츠증권 서정광 투자전략팀장은 "저금리로 인해 투자 상품에 대한 관심이 커진 가운데 적립식 투자로 시기를 분산하면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을 투자자들이 확실히 인식하게 된 것 같다"고 진단했다. 그는 "4~5월 조정을 받았던 종합주가지수가 910 이하로 내리지 않은 것은 적립식 투자를 비롯한 간접 투자 자금이 든든하게 뒤를 받쳐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특히 4월 전체 펀드 판매액 중 적립식 펀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3.6%인 데 반해 계좌수로는 전체의 39.6%에 달해 직장인이나 중산층의 소액 투자 자금이 많이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또 정기적으로 같은 금액을 투자하는 정액 적립식보다는 사정에 따라 투자 금액을 조절할 수 있는 자유적립식 펀드 판매가 3배 가량 많았다.

판매 경로별로는 은행 판매액이 4월 판매액의 51%를 차지해 증권사(48%)를 앞질렀다. 또 펀드를 많이 판 10개 은행.증권사가 누적 판매액의 78%를 차지해 적립식 펀드 자금의 유입이 일부 금융사에 집중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은행은 4월까지 1조7040억원의 투자 자금을 모아 적립식 펀드 바람을 일으킨 주역임을 입증했고, 과거 양대 투신사였던 대투증권과 한투증권이 뒤를 이었다.

자산운용협회 관계자는 "펀드 투자를 하기 전에 가계자산 운용 계획을 미리 짜 투자 기간과 목표 수익률을 설정하는 것이 좋다"며 "단기 수익률에 흔들리기보다는 장기 투자를 하는 것이 적립식 투자의 효과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김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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