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성강한 「우뇌형」이 성공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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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사람이 출세하려면 머리가 좋아야 된다는 얘기가 있다. 그런데 「머리가 좋다」는데는 2가지 의미가 있다.
하나의 측면은 논리적이고 분석적인면에서 머리가 좋다고 평가될때이며 다른 측면에서는 평소에는 두드러지지 앉다가 가끔 기발한 아이디어를 내놓는 경우를 말한다. 물론 이 2가지를 공유하는 사람도 있다.
지금까지 사회에서 대접받은 쪽은 분석적이고 논리적인 소위 좌뇌형사람이었다. 이들은 평소 일의 능률이 높고, 기계적으로 일을 잘 처리해낸다.
이러한 사고방식이 컴퓨터가 출현한 이후 약간씩 수정되고 있다. 논리적인 좌뇌형사람이 어느시기에나 필요한것은 사실이지만 앞으로는 창조적인 능력을 갖는 우뇌형인간이 사회를 제압하리라는 이론이다. 그 근거로 컴퓨터의 발달로 좌뇌의 일은 대부분 기계가 맡고, 우뇌에서 인간우열의 판가름이 나리라는것을 들고있다.
인간의 뇌는 약 1백40억개의 뇌세포가 모여 호도모양을 하고있다. 이 뇌는 다시 좌우로 나뉘고 그 사이에는 이들 좌우뇌의 정보교환을 맡는 뇌량(뇌량)이 있다.
이들 좌우반구가 각각 어떤 기능을 담당하는가는 금년도 노벨의학상 수상자의 한사람인 「로저·스페리」박사의 실험에 의해 어느정도 파악돼 있다.
「스페리」박사는 전쟁중 뇌에 손상을 입은 환자와 악성간질환자를 통해 뇌의 신경교차와 기능의 분업화를 밝혀냈다.
즉 뇌에서 나가는 신경은 서로 교차되어 우뇌는 좌반신을, 좌뇌는 우반신의 활동을 각각 관장하며, 뇌자체의 기능도 좌우반구에 따라 다르다는 것이다. 뇌의 기능분담에 대한 확실한 결론은 아직 나와있지 않지만, 대체로 보아서 좌뇌는 언어·수치·분석·논리등의 이성적인 면을, 우뇌는 음악·공간·정서·종합기능등의 직관적인 면을 담당한다고 알려져 있다.
이런 좌우뇌의 상이한 기능에 대해 논리성을 추구하는 서구학자들은 좌뇌를 「우위뇌」라고 부르고있지만 이러한 우열의 비교는 점차 무의미해지고 현재는 새로운 평가방법이 사용되고 있다.
일본 동지사대의 「이찌까와」(시천) 교수 (창조공학)는 좌뇌의 기능을 디지틀한 것으로, 우뇌의 기능은 아날로그한것으로 표현하고있다.
디지틀하다는 것은 모든 사고를 산술적으로 기호화해서 생각하는 방식으로 이를 「좌뇌적사고」라고 하며, 아날로그는 기하학적으로 도형화해서 생각하는 이른바 「우뇌적사고」라는 것이다.
그러나 현대사회의 특징은 각종시험등 단순한 암기와 평면적인 사고방식만으로도 충분하게 되어있어 「좌뇌적사고」의 소유자가 훨씬 유리한 입장을 갖고, 따라서 디지틀한 인간이 우위에 서게되는 사회구조를 갖고있다. 더우기 각기업체에서도 이런 「공인된 우수성」을 가진 사람을 원하고 있다.
현재의 기업체들은 이러한 분석적이고도 논리적인 사원들을 확보함으로써 컴퓨터를 이용, 시장조사·상품개발·인력관리는 물론 다소의 잘못을 사전에 예측하거나 또는 그대응책을 미리 준비해둘수있게되었다.
그러나 만약 전혀 예측치못한 돌발사태가 발생하면 컴퓨터는 갑자기 백치가 되어버리고, 평소 사고의 폭이 제한된 디지틀형의 인간들은 대응책마련에 고전하게 된다.
현재 미국의 기업이 경영난에 봉착해있는것도 이러한 좌뇌중심의 교육에서 오는 사고의 경직성 때문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그려나 창조적이며 종합적사고능력이 풍부한 아날로그형은 이러한 돌발적 사태를 만나도 창조적인 방향전환으로 쉽사리 돌파구를 찾을수있다.
현대의 다양한 환경은 오히려 갖가지 변화에 대처할수 있는 머리의 순발력을 요구하며, 더우기 컴퓨터의 발달은 이제것 좌뇌가 담당해온 대부분의 기능을 대신 맡게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보다 고도한 정보의 기억장치와 그 재생능력을 갖춘 우뇌의 훈련이 필요한시기에 접어들게 됐다.
우뇌의 훈련을 위해서는 먼저 우뇌의 지배를 받는 몸의 좌측 부분을 보다 자주사용하는 것이다.
보통은 잘사용치 앓는 왼손으로 섬세한 일을 해본다든가 피아노나 기타의 연주를 해보는 것도 한가지 방법이다.
또한 이미 읽은책을 다시읽는것도 실용적인 좋은 방법이 된다. 사용치앉아 잊기쉬운 지식에 다시 접함으로써 새로운 관점에서 정보의 취사선택을 하고 우뇌의 기억장치를 다시 정리하는 훈련이된다.
그밖에 클래식 음악을 듣는다거나 사물을 입체적으로 생각하는 것, 예를들어 어떤평면적인 도면을 보고 입체를 떠올려 생각해보는 것도 우뇌에대한 좋은 자극이 된다. 음악과 공간능력은 우뇌의 지배를 받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이밖에도 산책이나 명상등도 사고의 경직화를 방지하고 창조력을 키우는데 효과가 있다고 주장하는 학자들이 있다.
새로운 주장들은 우뇌를 활성화시켜 종합적이며 창조적인 사고력을 키워줘야 현대의 다양성에 대처하는 능력을 갖게해준다고 말한다. <외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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