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다 몇 년 뒤 우연히 같은 회사에서 다시 만난 두 사람. 알고 보니 남자는 냉철하고 깔끔한 재벌 3세였다. 은재의 뒤에는 우직하게 그녀만을 바라보는 남자 정현성(이천희)이 있다.
물론 이준의 뒤에도 어린 시절부터 그와 결혼을 꿈꿔온 야심찬 여자 지수연(홍수연)이 있다. 4일부터 방송되는 SBS 주말 특별기획 '온리 유'의 개요다.
어디서 많이 본 구조다. 단 하룻밤 사랑으로 덜컥 임신을 하는 건 '원더풀 라이프', 프랑스에서 이탈리아로 배경만 바뀌었을 뿐이지 외국에서 우연히 만나 사랑에 빠진다는 설정은 '파리의 연인'을 닮았다.
미혼모라고 우울하리란 편견은 버리라고 웅변하는 은재의 당돌.발랄.명랑한 성격은 '쾌걸춘향'의 춘향이 캐릭터를 그대로 가져온 듯하다. 거기에다 대장금부터 이어지는 '요리'라는 맛깔난 소재도 집어넣었다.
뻔한 캐릭터에 뻔한 사랑 이야기. 하지만 따지고 보면 신데렐라가 유리 구두를 신던 시절부터 이어온 고전적인 이야기 구조의 변형일 뿐이다.
재투성이 소녀가 가난한 집안의 요리사로, 왕자님이 재벌 3세로 변신한 것일 뿐. 손가락질하면서도 주인공과 동화돼 브라운관에 빠져드는 게 또 시청자의 심리 아닌가.
지난해 소지섭.하지원.조인성 주연의 '발리에서 생긴 일'로 주목받은 최문석 PD가 연출을 맡았다. 그가 만든 '우울하지 않은 멜로'는 어떤 색깔일까.
이경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