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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경비정 13척 한밤 대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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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한국 해경 경비정 6척과 일본 순시정 7척이 우리 어선 한 척을 서로 데려가겠다며 울산 앞바다에서 하루 종일 대치했다.

울산해양경찰서에 따르면 2일 현재 울산시 울주군 간절곶 앞 25.6km 한국 측 배타적 경제수역(EEZ) 내에서 한.일 해경 경비정들이 일본 측 EEZ에서 조업한 혐의를 받고 있는 장어잡이 통발어선 '502 신풍호'(77t급.선장 정욱현.38)를 양쪽에서 밧줄로 묶은 채 서로 물러설 것을 요구하며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사건은 지난달 31일 오후 11시27분쯤 부산시 기장군 대변 동쪽 43.2km 해상(일본 EEZ 내 4.8km)에서 조업하던 신풍호를 일본 순시정 3척이 나포하려 하자 달아나면서 시작됐다. 일본 순시정은 신풍호를 추격, 배 옆구리에 순시정을 댄 뒤 일본 보안관 2명이 신풍호에 올라탔다. 이 과정에서 1명이 바다에 추락했다 구조됐다. 신풍호는 2명의 일본 보안관을 태운 채 울산 쪽으로 계속 달아나다 오전 2시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울산 해경 소속 경비정 251함(250t급)에 발견됐다.

해경 경비정은 뒤쫓아온 일본 순시정이 나포하지 못하도록 신풍호 오른쪽 옆구리에 배를 대고 밧줄로 묶었다. 뒤따라온 일본 순시정도 신풍호를 밧줄로 묶었다.

한편 반기문 외교부 장관은 이날 방한 중인 아이사와 이치로(逢澤一郞) 일본 외무성 부상을 접견한 자리에서 "우리 정부가 자체 조사한 뒤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니 일본 측 순시정을 즉각 철수시켜 상황을 종료시키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아이사와 부상은 "신풍호는 일본의 국내법과 국제법에 따라 처리되는 게 순리"라며 "하지만 이 문제가 양국 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끼쳐서는 안 되는 만큼 한국 정부의 입장을 본국에 즉시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울산=이기원 기자, 박신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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