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컴퓨터·생명공학으로 세계제패를 노려|길게 내다보는 일본 80년대의 산업전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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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해외경계> 시계·카메라·가전제품·자동차순으로 세계시장을 제패한 일본은 이제 반도체·컴퓨터, 그리고 생명공학의 분야에서 세계를 정복하려는 작전을 벌이고 있다.
정밀 초기술 분야에 대한 야심적인 도전은 80년대 일본의 산업전략으로 채택되었다.
『다음 세대 산업기반기술개발제도』연구팀이 10월부터 본격적인 작업에 들어갔고 세계적인 기업으로 자란 대기업들은 고도기술산업에대한 자체개발을 위해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다.
통산성을 중심으로한 일사불란한 관의 지도체제아래 은행·기업·근로자들이 합심해서 벌이는 일본의 세계경제제패작전은 가공할만한 일이다.
일본이 80년대 전략산업으로 도전하고 있는 고도기술산업은 반도체 및 전자산업정복처리(콤퓨터)와 생명공학산업.
통산성이 주도하는 관민공동의『다음세대 프로젝트』트에 의하면 신재과개발·생명공학·신반도체 3개분야에「이시가와지마하리마」·「히다찌」등 50개 대기업이 참여하고있고 이 프로젝트를 위해 포산생에서 지원하는 연구비가 10년간 l천억엔(3천3백억원)에 달한다.
각 분야별로 세부파트를 나누어 2∼3개사가 한팀이 되어 연구개발사업을 벌이도록 되어있다.
통산성이 벌이고있는 이고도기술산업전략은「제5세대 컴퓨터」「선샤인(햇볕)계획」「문라이트(월광)계획」등의 이름이 붙어있다.
이미 산업용 로버트와 우도체를 중심으로한 전자산업부문에서 세계최고수준에 와있는 일본의 이러한 초고도기술입국작전은 80년대를 통해 정력적으로 추진될 것이다.
고도기술산업을 위한 일본의 관민공동작전은 민문의 연구개발투자는 물론,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뒷받침하고 있다.
예컨대 81년도 정부예산가운데 3천7백50억엔(18억달러)이 과학·기술지원부문에 책정되어있는데 이자금은 우주개발·해양개발·컴퓨터산업등에 투자되고 있다. 이중 3분의1은 정부산업 연구기관에 지원되고 관련 소기업들에 3분의2가 배정되어 있다.
대기업들은 자체 자금조달능력이 확보돼 정부지원이나 저리의 은행융자금은 주로 중소기업들에 집중되고 있다.
금융자금은 일본특유의 이자가 면세되는 우편저금을 통해 조성되며 왕성한 일본인의 저축률(18%로 세계최고수준)이 강력히 뒷받침하고 있다.
산업개발의 지원은 일본개발은행(JDB)도 큰역할을 하고있다.
JDB가 올해 운용하는 자금은 1조7백70억엔(잔액기준)으로 그동안 소니의 컬러TV용 트리니트론관의 개발등 신기술개발에 엄청난 기여를 해왔다.
작년에 JDB가 컴퓨터 산업에 지원(융자)한 자금만도 2억6천3백만달러에 달한다.
전후 일본산업이 비약적인 성장·발전을 이룩할수 있었던것은 저금리정책과 우선지원산업의 지정육성정책에 힘입은바 많다.
이러한 전략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각종 기업 및 기술정보의 신속한 취득과 효과적인 이용은 빼놓을수 없는 일본의 장기이다.
통산성산하에 있는 JETRO(일본무역진흥회)를 비롯해서 대기업들은 모두 정보를 물어오고 그것을 유효하게 처리하는 벌꿀집을 연상케한다.
JETRO가 갖고있는 전세계 80개의 사무소와 미쓰이(삼정)·미쓰비시(삼능)등 상사들은닥치는대로 정보를 수집해서 그것을 분석하고 보고한다.
외국의 첨단기술분야일수록 정보수집의 주대상이 된다.
뉴욕중심가의 팬암빌딩의 2개층을 독차지하고 있는 미쓰비시사무실을 가보면 그것은 거대한 개미집을 연상케한다.
일본은 방대하고 효과적인 조직과 체제를 갖고 세계의 소프트웨어산업을 정복하려고 한다.
이미 일본은 컴퓨터에서 미국시장의 18%를 점유하고 있고 90년에는 세계시장의 30%를 차지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연구개발분야에서 일하는 엔지니어및 과학자수는 미국이 제자리 걸음을 하고있는 반면 일본은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있다.
고급두뇌의 집중투입은 일본의 고도기술산업의 발전을 촉진시키는 또하나의 동력으로 작용하고있다.
그러나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근로자들의 노령화, 고임금및 재정적자의 누증에 따른 지원의 한계등 여러가지가 가로 놓여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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