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이툰 겨냥 첫 포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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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아르빌에 파병 중인 한국군 자이툰부대 인근에 저항세력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포탄 네 발이 떨어졌다. 자이툰부대가 저항세력의 공격을 받은 건 지난해 9월 아르빌에 주둔 이후 처음이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라크 현지 시각으로 29일 오후 11시(한국시간 30일 오전 4시)쯤 자이툰부대 주둔지역으로부터 남쪽 400~500m 지점에 박격포탄과 대전차로켓탄 등 두 발의 섬광과 폭음이 관측됐다"며 "이어 5분 뒤 주둔지 남쪽 200m 지점에 다시 두 발이 떨어졌다"고 30일 밝혔다.

첫 번째 포탄 두 발이 밀밭지역에 떨어지자 화재가 발생했으며 아르빌 현지 소방차가 투입돼 1시간55분 만에 진화했다. 자이툰부대원과 교민 및 주민 등의 인명피해는 없었다고 합참 관계자는 말했다. 이에 따라 자이툰부대는 전 병력을 대피호에 배치하고 곧바로 상황 점검에 들어갔다. 11시40분에는 미군 헬기로 항공수색정찰을 하고 쿠르드 자치정부(KRG) 내무장관 등과 함께 통합상황평가를 했다. 통합평가회의에선 저항세력이 자이툰부대 남쪽 4~5㎞ 지점에서 공격을 시도한 뒤 모술 방향으로 도주한 것으로 결론내렸다.

자이툰부대를 공격한 저항세력은 자이툰부대와 현지 치안요원이 구축한 3중 방호체계 및 검문검색 때문에 자이툰 주둔지 내부까지 공격할 만큼 접근하지는 못한 것으로 평가했다. 더구나 저항세력은 구경 82㎜ 박격포의 포신으로만 사격해 정확도가 떨어졌던 것으로 추정했다.

자이툰부대는 현재 '위협'(red)인 테러징후평가단계를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부대경계태세인 테러징후평가단계를 지난 4일 아르빌 시내에서 폭탄 테러가 발생한 이후 '긴장'(amber)에서 '레드'로 올렸다. 폭탄 테러 이후 자이툰부대는 평화재건 지원활동인 '그린 에인절'임무를 일시 중단했으며, 부대원들의 영외활동도 제한해 왔다.

합참 관계자는 "자이툰부대는 저항세력의 공격 지점과 포탄이 떨어진 장소에 대해 KRG와 합동조사를 벌일 계획"이라며 "현재 주둔지 초소에 감시장비를 증가하고 주변 취약지역에 대한 순찰활동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민석 군사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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