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약·비누등 대신 오락기구·책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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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정녹현(교사·인천용일 국민학교)또 한해가 저물어 간다. 이제 곧 각 학교에서는 학생들이 위문품을 모으고 또한 위문편지도 쓸 것이다.
교직자의 한사람으로서 매년 이때면 느끼는 일은 위문편지나 위문품의 질을 좀 개선했으면 하는 것이다.
위문편지만해도 틀에 박힌 딱딱한 문장보다는 좀더 다정다감해질 수 있는 학생자신의 소개가 낫다고 생각된다.
또 위문품도 상부기관으로부터 품목이 정해 내려오기 때문에 지시를 따르지만 매년 상부기관에서 정해온 물품명을 보면 50∼60년대나 조금도 변함없는 치약·치솔·비누등을 비롯 한 조잡한 소모품들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개발도상국이라고는 하지만 이제는 88년 세계올림픽과 86년 아시안게임을 유치한 세계속의 한국이라는 국력을 과시하고 있다. 내가 알기로는 위와 같은 조잡한 생활용품들은 50∼60년대에 장병들의 위문품구실을 했을지언정 현재는 일선장병들에게 충분히 쓰고 남을 정도로 공급이 잘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있다.
또 장병들의 학력도 과거에는 문맹자들이 상당수 있었지만 지금은 대부분 고졸이상으로 세계 어느나라의 군대보다도 유례가 없을 정도로 학력이 높은 것으로 안다. 이 점을 감안할때 조잡한 생활소모품 보다는 장병들이 여가를 즐길 수 있는 장기·바둑등의 오락기구 또는축구·배구·농구공등의 운동기구, 포키트용 라디오, 카세트테이프등 교양서적이나 월간잡지을 좀더 필요하고 오래 간직할 수 있는 물품들로 개선해 봄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음식점이 즐비한 서울남대문시장 골목한복판에 쓰레기가 쌓여 지나는 행인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겨울이라 악취는 덜하지만 바람이 불면 쓰레기가 마구 날기도 해 불결하기 그지없다.
이남혁 <서울은평구불광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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