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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중앙 포럼

디지털 엔터테인먼트에 '올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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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이동통신 서비스회사인 SK텔레콤이 음반회사를 운영한다?

1~2년 전만 해도 상상할 수 없던 일이다. SK텔레콤이 국내 최대 음반사인 YBM서울음반을 인수했다.

SK텔레콤이 휴대전화용 음악 포털인 '멜론'과 휴대전화로 듣는 멀티미디어방송(DMB) 자회사 등이 쓸 수 있는 디지털 음원을 확보하기 위한 목적이다.

이는 디지털 음악(휴대용 MP3나 휴대전화, 인터넷으로 청취)이 음반 시장보다 커버린 한국만의 음악 유통혁명이 초래한 결과다. 휴대전화 서비스회사와 음악 사이트들이 음악 시장의 강자로 떠올랐다.

인터넷과 디지털이 세계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지도를 바꾸는 중이다. 5월 초 시작된 휴대전화용 위성 방송은 이 추세를 더 가속화시킨다. 이젠 공연장이나 집안의 TV.오디오 앞이 아니어도 언제 어디서나 음악.방송.영화.인터넷 게임.스포츠.애니메이션 등 엔터테인먼트를 즐길 수 있게 됐다.

U(유비쿼터스)-엔터테인먼트 시대가 열렸다. 유비쿼터스는 디지털 기기 덕분에 언제 어디서나 정보망에 접속해 뉴스나 정보를 입수하고 구매 등 활동을 하며 오락도 즐기는 세상이다. 그 첨단에 한국이 서 있다.

U-엔터테인먼트를 선도하는 한국에서는 지난해부터 일부 가수가 CD를 내기 전에 디지털 앨범을 먼저 내고 있다. 세븐.신화.휘성이 그랬고 김건모도 10집을 24일 인터넷을 통해 먼저 공개했다. 서태지도 신곡 'Watch out'을 KTF 휴대전화를 통해 먼저 발표했었다.

SK텔레콤의 놀라운 변신 시도를 다시 들여다본다. 이 회사는 이제 "우리는 이동통신 사업자가 아니다"고 말한다. '종합 미디어그룹'을 지향한다는 것이다. 온갖 정보 취득과 엔터테인먼트가 휴대전화로 집중되다 보니 여기에 실어서 팔 디지털 콘텐트(내용물)를 직접 만드는 미디어회사가 되겠다는 청사진이다.

이 회사는 올 들어 영화 및 드라마 제작사인 IHQ의 2대 주주가 됐고 휴대전화 DMB의 대표 주자인 TU미디어를 자회사로 두고 있다. 폭발력 있는 미니 홈피인 '싸이월드'를 운영하는 SK커뮤니케이션즈도 자회사다. 애니메이션 및 게임에도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고 한다. 디지털 문화 콘텐트 사업에 전방위적으로 뛰어드는 것이다.

이제 PMP로 불리는 휴대용 영상기기로 지하철에서 영화를 보고, 휴대전화로 스포츠 중계.게임이나 만화를 즐기는 게 일상이 되고 있다.

라디오의 음악 방송도 휴대전화 DMB 음악 방송과 경쟁하기 시작했다.

흥(興)과 감성이 넘치는 민족성을 살려 이제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국력을 집중해 볼 때다. 미국은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군수 산업 다음의 제2위 국가 산업이다. 한류를 볼 때 우리는 엔터테인먼트를 잘해 낼 능력이 있다.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 서병문 원장에 따르면 문화 콘텐트는 반도체나 휴대전화 이후 한국을 먹여살릴 대표 산업이 될 수 있다고 한다. 세계 시장도 엄청 크다. 인터넷 게임이 휴대전화 시장보다 크고, 캐릭터(상징물) 시장이 반도체 시장보다 크다.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산업(2007년 1조5000억 달러 규모 예상)이기도 하다.

뜻이 있는 대한의 젊은이들은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올인'하라. 인류를 즐겁게 하고 큰돈도 벌 테니. '무대를 넓게 쓰는' 보아와 이수만이라는 성공 모델도 생겼다. 부모들도 국.영.수보다 이쪽에 재능이 있는 자녀는 해방시켜 주시길.

김 일 디지털담당 부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