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에 들면 고혈압·당뇨병 조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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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우리나라 사람들의 질병패턴은 청춘기에서 중년기로 넘어가면서 고혈압이 두드러지게 늘어나고, 다음은 당뇨병·뇌졸증·위암·동맥경화성 순환기질환등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폐결핵·기능성위장장애·간염·신장염·상기도염등은 나이가 드는데 따라 줄어 드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같은 사실은 고려대의대내과 서순규박사·박기저씨등이 우리나라에선 처음으로 시도한 연령별내과질환에 대한 조사·분석에서 나타났다.
서박사팀은 지난해 9월부터 금년 9월까지 고려대병원을 찾은 내과 외래환자중 3천81명을 추출, 나이가 들어가는데 따라 내과질환이 어떻게 변해가는가의 일반적 추세를 관찰하기 위해 이 조사를 실시했다.
서박사는 『한나라에서 중추적 기능을 담당할 수 있는 중년층이 「중년병」으로 사망하는 율이 급격히 늘어가는 현재, 우리나라의 중년병이 과연 무엇인지를 확인해 예방대책을 새우는 하나의 지표를 삼기 위해 조사를 했다』고 그 의의를 강조했다.
서박사는 특히 중년층의 질병을 흔히「성인병」이라고 부른다. 이는 일본식 용어를 잘못 사용한 것 같다며 용어대로 법적인 성인인 20세 이상자의 질병을 모두 취급하는 것 보다 중년기 질환을 알아보는 것이 의미를 갖는다고 말했다.
따라서 종래의 성인병개념은 「중년병」이라고 정의하는 것이 마땅하며 이 같은 명확한 개념아래 대책을 세워야한다고 말했다.
조사팀은 환자들을 ▲청춘기(15∼19세) ▲청장년기 (20∼39세) ▲중년기 (40∼64세) ▲노년기 (65세 이상)로 나눠, 질병의 변화 및 의학적 특성을 분석했다.

<중년후 늘어나는 질환>
40세가 넘으면서부터 가장 크게 늘어나는 질환은 역시 고혈압으로 청장년기에는 조사대상의 3%였던 것이 중년기에는 14.1%로, 노년기에는 21.77%로 급증한다.
다음은 당뇨병 (청장년기 3%, 중년기 6%, 노년기 7%), 뇌졸증 (청장년기 0, 중년기 1.6%, 노년기 6.1%), 위암 (청장년기 0.1%, 중년기 1.5%, 노년기 4 .8%) 동맥경화성 순환기질환(청장년기 0.3%, 중년기 2.7%, 노년기 7.0%)등이 많이 늘어나고 있다.
이는 대체로 지금까지 성인명의 개념으로 생각했던 중년병이 급격히 느는 것을 나타내며 서구와 비슷한 질병패턴을 보여가고 있다고 지적됐다.
이밖에도 간경화와 간암도 많이 증가하는 편이며 백혈병·담낭계질환·부정맥·만성폐쇄성 폐질환·폐암·폐렴등도 늘고있다.
연령에 따른 증가·감소추세와는 관계없이 가장 많이 일어나는 질환은 중년층에서는 고혈압이며 다음은 기능성위장장애·신경증·폐결핵·당뇨병 및 위염·소화성궤양·간염·상기도염 및 기관지염·동맥경화성 순환기질환등의 순이다.
노년기에 가장 많은 질환 역시 고혈압이고 다음은 만성폐쇄성폐질환(오래된 기관지천식·기관지확장증·폐기종등)·당뇨병 및 기능성위장장애·동맥경화성순환기질환· 뇌졸중· 위암 및 폐결핵등이다.
중년 및 노년층에 비교적 적은 질환은 백혈병 및 늑막염·신장염·간염·소화성궤양 및 담낭계질환등이다.

<중년후 줄어드는 질환>
젊은층에 가장 많은 질환은 기능성위장장애(청춘기 15.2%, 청장년기 22.1%)이나 중년이후에는 크게 줄고 있다(중년기 13.6%, 노년기 7%).
폐결핵도 젊은층에는 많으나(13.6∼13.7%) 중년이후에는 크게 줄고(4.8∼6.4%), 상기도염과 기관지염(5.6∼12.9%)도 급격히 줄어든다(1.3∼3.9%).
이같은 현상은 호흡기가 약해지는 중년이후 층보다는 활동력이 왕성한 젊은층에 오히려 호흡기질환이 많은 것을 나타내 이에 대한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그밖에 위염·간염·신장염·늑막염·선천성심장질환등도 대체로 나이에 반비례해 줄어들며 신경증은 청장년기와 중년기에 늘다가 노년기에 줄고 있다.
질환의 증가·감소에 관계없이 청장년기에 많은 질환은 기능성위장장애· 신경증· 폐결핵·위염·상기도염·기관지염·간염등이며 청춘기에서 상기도염이 좀더 많은 이외에는 비슷한 추세에 있다.

<결론>
조사대상의 연령층별 환자수는▲청춘기가 l백32명▲청장년기 1천3백75명 ▲중년기 1천3백44명 ▲노년기 2백30명이었다.
이들 환자를 우리나라의 연령층별 인구와 대비해 보면 청춘기는 21%, 청장년기는 96%, 중년기는 1백55%, 노년기는 1백34%로 중·노년기에 질병이 많이 나타나는 현상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고혈압은 중년기 이후 뿐 아니라 청장년기에도 비교적 많은 질병으로 국가적 대책이 시급함을 드러냈다. 또 당뇨병·뇌졸증·위암·동맥경화증등 중년병을 미리 막아 인력손실을 줄여야할 필요성도 지적됐다. <김광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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