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옥 동국대 총장 경찰 소환 불응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교육부 장관의 인가 없이 사설 유학원과 연계해 유학 프로그램을 운영한 혐의(고등교육법 위반)로 경찰 수사대상에 오른 김희옥 동국대 총장(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 위원장)이 경찰의 소환통보에 불응한 것으로 8일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김 총장이 두번의 소환통보에 모두 불응한 상황"이라며 "조만간 다시 소환통보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동국대는 4년 재학 중 일정 기간을 외국대학에서 수업을 받는 '1+3 유학 프로그램'을 운영했었다. 이 프로그램은 1학년 때 국내 대학에서 교양 및 영어 수업을 받고 2학년부터 외국대학에 진학해 과정을 이수하면 학위를 딸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한 때 큰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외국대학 측이 입학을 허가하지 않아 학생들이 갈 곳 없는 신세가 되거나, 과정을 마쳐 학위를 받더라도 국내에서 인정이 되지 않는 등 문제가 불거지자 2012년에 교육과학기술부가 해당 프로그램에 대한 강제 폐지 명령을 내린 바 있다. 이와관련 해당 프로그램을 운영한 대학들은 "장관의 인가 사안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교과부를 상대로 행정 소송을 내기도 했다. 하지만 소송은 번번이 대학 측의 패소로 결론나면서 이 프로그램은 최종 불법 판정이 났다.

경찰에 따르면 국내 17개 대학이 운영한 ‘1+3 유학 프로그램’에는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5133명의 학생이 참여했다. 해당 대학들은 모두 732억원의 수입을 올려 이를 11개 유학원들과 나눠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송광용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도 서울교대 총장으로 재직하던(2007~2011년) 중 이 프로그램을 운영한 혐의로 수석 내정 직전인 지난 6월 경찰 소환조사를 받은 바 있다. 경찰은 지난달 22일 송 전 수석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송 전 수석은 검찰 송치 직전인 지난달 20일 돌연 사퇴해 청와대 인사 검증과 관련한 논란이 일기도 했다.

고석승 기자 gokoh@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