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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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영화『에마뉘엘부인』의 로케장소였던 세이셸군도는 대소 92개의 섬으로이뤄져 총면적은 거제도보다 약간 크며 인구는 6만7천명.
열강이 세이셸군도를 탐내는 것은 그 지정학적 위치 때문이다. 인도양 서쪽 말라가시 공화국 동북쪽에 위치한 세이셸군도는 중동과 아프리카를 잇는 인도양의 요충이다.
세이셸군도 동쪽 5백km의 디에고 가르시아에는 미국 핵전략체체의 중요거점인 미해군기지가 있다. 2천km 북쪽 아든만입구 소코트라도에는 소련의 해군기지가 있으며, 남쪽 1건6백km 레위니옹도에는 프랑스 해군기지가 있다.
특히 미국과 소련은 대 중공·아프리카전략의 요충으로 인식하여 군사시실을 하거나 경제윈조를 하고있다.
미국은 76년 세이셸독립과 함께 대사관을 설치했으며, 마헤도 산속에 인공위성추적센터를 세워 1백20명의 요원들을 두고 있다. 이 센터는 ICBM(대륙간탄도탄)의 궤도수정을 위한 전파발신기지로도 이용되고 있어 매우 중요한 군사적 역할을 맡고있다.
미국은 이센터의 토지사용료로 매년 2백50만달러(약17억5천만원)를 내고 있으며, 세이셸의 농업개발등을 위해 2백만달러(80년)이상의 윈조를 제공하고 있다.
소련은 작년봄부터 2척의 군함을 마헤도근해에 파견해놓고 있는데, 77년에 대사관을 개선해 최근에는 19층높이의 대사관 건물을 신축중이다.
세이셸은 소련에게 군사기지 제공가능성을 비쳐 미국의 신경을 건드리고 있다. 아직은 소련원자력잠수함 기항은 받아들이지 않고있다.
중공도 대사관을 두고 경제원조를 제공하는등 선심공세를 펴고있다.
아직 외교관계가 없는 일본은 이러한 각국의 움직임에 뒤질세라 양국관계의 모색을 위해 민간단체인 일본-세이셸협회(회장 산전경이정 참의권의원·무소속)를 연내에 발족시킬 계획이다.
세이셸군도는 17 프랑스에 점렴됐다가 1794년 영국이 차지해 1903년이래 영국의 독립식민지로 통치를 받아왔다.
76년6월 독립해 1백54번째의 유엔가입국이됐고, 77년6월 쿠테타로「프랑스·알베르·르네」수상이 대통령에 취임했다.
79년신헌법을 공포한「르네」대통령은 진보노선의 사회주의를 채택하고 있다.
1인당 국민소득은 4백30달러(76년). 80년도의 총수출액은 1억1천2백만루피(l백30억원)로 주로 수산물. 총수입액은 6억5천만루피(약7백80억원)로 국제수지적자는 관광수입과 외국의 원조로 충당하고 있다. 군은 육해공군 각2백50명씩, 모두7백50명의 초미니.
푸른 바다위의 자그마한 섬나라에도 이제 국제정세의 거센파도가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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