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수생이 자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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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25일밤10시10분쯤 서울영등포경찰서 중앙파출소안에서 강도짓을 하고 달아나다 불심검문에 걸려 조사를 받던 4수생 정태권군(21·전남화순군화순읍향청리81)이 갑자기 품속에서 길이 20㎝가량된 식칼을 꺼내 자신의 목과 팔등을 찔러 자살을 기도, 한강성심병원으로 옮겨졌으나 26일새벽 숨졌다.
정군은 이날 하오9시30분쯤 고향친구인 기세철군(20)과 함께 서울영등포동4가53 앞길을 지나다가 기동경찰의 불심건문을 받고 갖고있던 가방에서 칼과 쌍안경·술병등이 나와 중앙파출소에 연행됐었다.
파출소에 연행된뒤 고개를 숙이고 말없이 앉아있던 정군은 파출소경찰관이 전과조회를 하는사이 갑자기 가슴에 품고있던 또다른 칼을 꺼내 자신의 목과 팔을 마구 찔렀다는 것.
친구인 기군에 따르면 정군은 지난 79년 광주조선대부고를 졸업, 조선대공대에 응시했다가 띨어지는등 24일 4번째로 대학입학학력고사를 치른후『이번에도 실패할 것 같다. 서울에가 바람이나 쐬고오자』며 친구3명과 함께 이날 하오5시30분쯤 기차편으로 상경했다는 것.
경찰조사결과 이들은 달아난 김문철군(21) 등 3명과 25일하오6시쫌 서울갈현동410의9 장재원씨(40) 집에 들어가 가족을 식칼로 위협, 쌍안경·라이터등 30만원어치를 털어 길거리에 배회중 잡혔었다.
숨진 정군의 형 정태현씨(40)는『동생이 5남매중 막내로 평소 내성적인 성격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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