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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문학|올 불「공쿠르」상·「르노도」상|「보다르」와 「카스티요」가 수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프랑스문단에서 최고의 문학상으로 꼽히고있는 공쿠르상과 르노도상의 수상작품들이 모두 이국취향의 작품들이어서 예년과 다른 흥미를 자아내고 있다.
그것은 수상작 저자들이 프랑스밖에서 태어난 프랑스인인데다가 작품소재역시 프랑스밖의 일들이기에 더욱 그러하다.
16일 공쿠르상 수상작으로 결정된 『안·마리』(그라세출판사)의 작가「뤼시엥·보다르」(67)는 중국태생이며, 같은날 르노도상 수상의 영예를 차지한 『판결의 밤』(쇠이으출판사) 의 저자 「미셸·델·카스티요」는 스페인에서 태어났다.
공쿠르상의 「보다르」는 60세이후에 작품을 쓰기 시작한 문단지각생, 중국에 주재하고 있던 외교관 가정에서 태어나 10세가 될때까지 중국에서 자라다가 20년대초에 고국으로 돌아왔고 소설을 쓰기전에는 기자로서 필명을 떨쳤다.
수상작 『안·마리』는 그의 최신작으로 어린시절 어머니(안·마리)에 대한 애정을 다룬 자전적소설.
『오랫동안 중국과 어머니는 나의 모든 것이었다』는 저지의 말대로 그는 이작품에서 군벌과 나병환자등 아직도 기억에 생생한 중국의 내면을 배경으로 어머니에대한 회상을 무섭도록 상세하게 그리고 있다.
아름답고 야망에 차있으며 여성다운 상냥함과 잔인성, 성실과 변덕, 순진과 교활함이 뒤범벅된 「안·마리」는 어린시절 「보다르」에게는 『수수께끼같은 여자』였다. 때문에 그는 질투심많은 연인처럼 어떤때는 그녀를 미칠듯이 사랑하고 어떤때는 한없이 미워하게된다.
어머니가 훌륭한 여인이었는지 아니면 지독한 에고이스트였는지는 지금도 여전히 풀수없는 비밀로 저자에게 남아있다.
가느다란 눈매와 수수께끼같은 미소로 작가이기보다는 부처의 인상을 풍기는 「보다르」는 지난73년 『영사』로 문단에 데뷔, 그동안 『영사의 아들』(75), 『장미의 계곡』(77)등의 작품을 썼으며 데뷔작은 프랑스6대문학상중의 하나인 엥테랄리에상을 이미 받기도했다.
작품의 소재가 모두 양친에 관한것들 이어서인지 그는 『효심의 작가』란 별명이 붙어있다.
르노도상의 「카스티요」는 33년 마드리드에서 프랑스인 아버지와 스페인계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스페인내란을 겪었다.
내란때 프랑스로 잠시 피난했으나 곧 독일로 추방돼 강제수용소에서 기적적으로 살아 남았으며 53년이후 파리에 정착, 그동안의 체험을 바탕으로 저작활동, 자전적소설인 『탕기』 (53), 『기타르』(57), 『트리스탕의 죽음』(59), 『야풍』(73)등을 썼고 75년 『돌의 침묵』 으로 샤토브리앙상을 받았다.
『나의 소설세계는 모두 악에선 출발한다. 그것은 내가 너무 일찍부터 악이란게 무엇인가를 체험했기 때문』이라는 저자의 표현대로 그의 작품은 어둡고 음험하며 악마같은 밤을 주제로 하고 있다.
「프랑코」시대의 공포를 그린 이변 수상작은 2명의 경찰관을 등장시켜 선과 악의 싸움을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전개하고 있어 『형이상학적 탐정소설』이란 평을 듣고있다.
공쿠르상과 르노도상은 프랑스의 6대문학상(프랑스아카데미 소설대상, 공쿠르, 르노도, 페미나, 메디시스, 엥테랄리에)중에서도 가장 권위있는 상으로 1903년에 시작된 공쿠르상은 상금이 50프랑 (약6천5백원)이며 르노도상은 상금이 없다. 【파리=주원상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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