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와의 대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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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박범신씨는 지난 73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여름의 잔해』로 데뷔한 이래 『겨울강, 하늬바람』『풀잎처럼 눕다』등 많은 작품을 내놓아 중견작가로의 위치를 굳히고 있다. 박씨는 많은 작품을 통해 다양한 소재를 다루었다.
『가능하면 작가로서의 폭을 넓히려고 애썼읍니다. 사실 한 작가가 너무 다양한 이야기를 한다는 것은 충실하지 못하게될 위험도 있습니다. 그러나 작가라면 사람들이 살아가는 어떠한 형태라도 묘사할수 있어야하며 그렇기때문에 항상 새로운것을 찾으려는 노력을 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그의 이같은 말은 직업작가로서의 자신을 분명히 하는 말일수 있다. 그는 작가로서의 직업의식에 투철하여 많은작품을쓰겠다는 생각을갖고 있다.
『어떤 주제를 강하게 느꼈을때보다 이야기가 된다고 생각하여쓴 경우가 많습니다.』
박씨는 요즘 와서 소설의 이야기로서의 본질이 중요시되지 않는 것에 대해 의문을 표시한다. 강력한 주제에만 매달린다면 소설의 경직을 피할수 없지않느냐는 생각이다.
소위 대중문학에 대해 박씨는 『우리에게 대중층이 생겼다는 것은 부인하지 못할 일입니다. 그들을 위한 소실이 필요합니다. 그들속에 들어가서 그들의 생각을 표현하는것도 중요합니다』라고 말하면서 저속하지 앓은 한 다양한 문화, 다양한 소설의 존재를 긍정했다.
박씨는 감성적인 작가로 알려져있다. 『젊은이들의 의식세계를 조명한 「죽음보다 깊은잠」「풀잎처럼 눕다』와 인간의 본질적인 악마성을 다룬 「겨울강, 하늬바람」등의 작품에서 그러한 평가가 내려진것 같습니다.』
박씨는 자신이 힘들여 추구하고 있는것은 인간의 선·아름다음보다 어두운면·악쪽인 것같다고 말한다. 인문의 악마성을 이야기함으로써 선의 존재를 부각시키는 것이 그의 소설윤리인것 같기도하다.
박씨의 작품속의 배경은 읍이 많다. 『시진읍』『읍내 떡삥이』등이 그것인데 농민도 도시인도 아닌 읍의 사람들을 통해 농촌사회의 정한과 소외 계층의 의지적 삶을 동시에 그리려하는 것같다.
그는 또 조직사회의 폭력을 자주 다툰다. 『흉기』『단검』과 이번 작품등이 계열을 이루고 있는데 조직에의한 인간의 비인문화·비리등이 주제가 된다. 박씨는 앞으로 금강주변을 배경으로하여 한일가가 황폐하는 과정을 샤머니즘적 요소를깔고 전개해볼예정이다. <임재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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