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 고파 훔쳐 먹은 17년 전 빵 두 개에 대한 죗값이라니!
자기가 무슨 장발장이라고, 유난하기도 하여라.
불우이웃 수술비 기증했다는 한 젊은 사람 사연을 본 뒤
남을 위해 뭔가를 해 본 적 없는 사람이
내뱉은 감탄사가 그렇게 불량했다.
기증하고 기부하고 나누는 사람들,
'마음'을 지키고 가꾸는 사람들에 대한 질투일 뿐
타인에게 베풀지 않는 일로 부끄러움을 느끼기엔
내 '양심'에 철판 두른 지 오래.
뉴스마다 나의 낯 두꺼움을 합리화시켜 주는 일상,
빵 도둑의 후일담은 철판을 뚫는 총탄이었다.
날마다 이런 뉴스를 들으면 나도 '착해'질 텐데.
* 30대 사업가가 어렸을 때 훔쳐 먹은 빵에 대한 죗값을 치르고자 불우이웃 수술비로 1000만원을 한 병원에 기증했다.
송은일(소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