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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열린 임진강변 비밀의 정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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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9∼11일 일반에 개방되는 경기도 파주시 문산읍 임진나루 주변 민통선 내 생태탐방로. [전익진 기자]

민통선 안에 있는 경기도 파주시 문산읍 임진나루 주변 1.5㎞ 구간 생태탐방로가 9∼11일 사흘간 임시 개방된다. 이 탐방로는 1971년 이후 민간인의 발길이 닿지 않아 생태환경이 잘 보존돼 있는 지역으로, 지난해 10월 42년 만에 처음 개방된 데 이어 올해 두번째로 일반인 출입이 허용된다. 지난해에는 4만여 명이 다녀갔다.

 이번에 개방되는 구간은 임진강변 철책선길. 강을 따라 남쪽에 설치된 철책선과 군 초소 옆으로 난 통행로다. 경기도는 이번 개방을 위해 탐방로를 정비하고 낡은 철조망도 보수했다. 언덕 위에 들어선 임진나루 전망대에는 북녁을 조망할 수 있는 전망 데크도 마련했다. 사람 한 명이 지날 수 있던 순찰로를 폭 1∼3m로 넓히고 계단도 설치했다. 이길재 경기도 DMZ정책과장은 “이번 탐방로는 민통선 내 철책선을 따라 걸으며 안보의 소중함을 체험하고 임진강 주변 민통선 지역의 생태도 감상할 수 있는 코스”라고 말했다.

 생태탐방로는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무료 개방된다. 방문 희망자는 신분증을 갖고 임진나루를 찾아 군 당국의 안내를 받으면 된다. 임진나루 전망대에서는 민통선 남쪽에 나 있는 임진나루 둘레길 2.5㎞ 구간도 둘러볼 수 있다. 총 4㎞ 구간을 걷게 되는 셈이다. 경기도는 지난해 3월부터 8억원을 들여 민통선 주변 6.4㎞ 구간에 생태탐방로를 조성 중이다. 도는 군과의 협의를 거쳐 내년 초 전체 구간도 주 1∼2회 정식 개방할 계획이다.

 탐방로 주변엔 문화유적도 많다. 임진나루는 임진왜란 당시 선조가 의주로 피란가며 거쳐간 곳이다. 나루터 옆에는 진서문 터도 있다. 영조 때 축조된 성문으로 지금은 흔적만 남아 있다. 임진나루 동쪽 1㎞ 지점엔 화석정(경기도 유형문화재 제61호)이 있다. 임진강이 굽어보이는 벼랑 위에 지어진 화석정은 율곡 이이 가 낙향 후 학문을 연구하던 곳이다.

 생태탐방로 개방 기간에는 임진나루 일원에서 ‘임진강 참게축제’가 열린다. 파주어촌계과 지역 어민들이 여는 행사다. 참게장과 참게매운탕 등 다양한 참게 요리가 선보인다. 참게 시식 코너와 직판장도 마련된다. 700대를 수용할 임시 주차장도 갖췄다. 장석진(51) 파주어촌계장은 “임진강 참게는 속에 장이 꽉차는 요즘이 제철”이라며 “올해는 행사를 위해 참게 8t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파주=전익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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