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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병원·차움과 함께하느 건강관리 - 척추관협착증

중앙일보

입력

분당차병원 척추센터 신동은 교수가 척추관협착증 환자에게 경막외 차단술을 시행하고 있다.

 주부 김현숙(65)씨는 3년 전부터 걸을 때마다 허리와 다리에 통증을 느꼈다. 올해 들어 증상이 점점 심해졌다. 5분도 채 걷지 못하고 주저앉기 일쑤였다. ‘관절에 문제가 생긴 걸까, 허리 디스크일까’. 고민 끝에 병원을 찾은 김씨는 ‘척추관협착증’ 진단을 받았다.

 척추에는 척추신경이 지나는 통로인 ‘척추관’이 있다. 척추관이 점점 좁아져 신경을 압박해 통증을 일으키는 질환이 바로 척추관협착증이다. 노화가 주요 발병 원인이다. 선천적으로 척추관이 좁거나 디스크를 앓아 인대·뼈·관절 등이 비대해지면서 척추관이 좁아지기도 한다. 분당차병원척추센터 신동은 교수는 “디스크 환자는 30대에서 50대가 대부분이다. 반면에 척추관협착증의 경우 50대 이상 발병률이 높고, 여성 환자가 많다. 여성이 남성보다 허리를 지지하는 근육이 약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나이가 들면서 척추 주변 근육과 인대의 탄력성이 떨어짐에 따라 척추 모양이 변한다. 또 오랜 시간 구부정한 자세로 앉아 있거나 척추에 무리를 주는 자세를 자주 취해 척추관협착증에 걸리는 환자도 많다”고 말했다.

허리디스크와 쉽게 혼동
 척추관협착증을 허리디스크와 혼동하기 쉽다. 허리가 아프고 다리가 저리는 증상이 공통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그러나 두 질환은 확연히 다르다. 허리디스크는 허리를 굽히거나 장시간 한 자세로 있을 때 통증이 찾아온다. 반면에 척추관협착증은 허리를 펴거나 걸을 때 통증이 심하다.
 신 교수는 “척추관협착증은 허리를 펴면 척추관이 좁아져 통증이 심해진다. 반대로 허리를 굽히면 척추관이 넓어져 통증이 약해진다. 그 때문에 허리를 펴고 걸을 때 통증이 심하다. 통증 때문에 저절로 허리가 구부러진다. 걷기가 힘들어지고, 통증이 심해 다리를 저는 환자도 있다”고 말했다.
 척추관협착증 환자는 통증으로 인해 걷다 쉬기를 반복한다. 시간이 갈수록 걸을 수 있는 거리가 짧아진다. 운동은 물론 산책이나 일상적인 활동까지 지장을 받는다. 정상적인 활동이 불가능해지면서 비만·우울증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조기 치료가 필요한 이유다.
 척추관협착증 환자의 가장 큰 고민은 ‘수술’이다. 고령인 데다 고혈압·당뇨 등 다른 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가 많아 수술 후유증과 부작용을 걱정한다. 이로 인해 치료 시기를 놓치는 환자가 많다. 최근 다양한 치료법이 등장해 척추관협착증을 수술 없이 치료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신 교수는 “척추관협착증은 서서히 진행된다. 심각한 신경 마비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에 통증이 심하더라도 보존적 치료를 먼저 시행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말했다. 보존적 치료는 허리 보조기 착용, 약물· 물리 치료 등으로 이뤄진다. 소염제·진통제·근이완제 등으로 약물치료를 한다. 물리치료는 심부열·초음파 치료, 마사지 등을 시행하는데 어느 정도 증상이 완화되면 물리치료와 함께 복근과 허리 근육을 강화하는 운동을 병행하게 된다.

수술 없이도 치료 가능

 환자 상태를 진단한 뒤 증상이 심하지 않으면 약물 및 물리치료를 한다. 이런 보존적 치료로 호전되지 않을 경우 주사를 이용하는 경막외 차단술을 시행한다. 신 교수는 “좁아진 척추관 사이에서 신경 가닥들이 빠져나와 그 주위에 염증이 생기는데, 이 부위에 강력한 항염 작용을 하는 부신피질 호르몬제를 직접 투여해 염증을 가라앉히는 것이 경막외 차단술”이라고 설명했다. 분당차병원은 척추센터 안에 시술실을 갖췄기 때문에 진료 후 바로 시술할 수 있다.
 경막외 차단술을 받아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으면 수술적 치료가 불가피하다. ▶2~3개월 동안 보존적 치료를 받아도 효과가 없는 환자 ▶하지 마비 증상을 보이는 환자 ▶심한 보행 장애로 인해 일상 생활이 불가능한 환자 등은 신경 감압술 같은 수술적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신 교수는 “척추관협착증을 근본적으로 치료하려면 좁아진 척추관을 넓혀야 한다”며 “신경감압술은 척추관을 감싸고 있는 뼈·인대·디스크의 일부를 제거해 통로를 다시 열어주는 수술이다. 좁아진 척추관을 넓혀 오랫동안 압박을 받은 신경을 풀어주기 때문에 이 수술만으로 완치되는 환자가 많다”고 말했다.
 평소 척추관협착증을 예방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가장 중요한 것은 바른 자세와 규칙적인 운동이다. 신 교수는 “허리는 물론 배와 등의 근육을 강화하는 운동을 병행해야 척추관협착증을 예방할 수 있다”며 “치료를 차일피일 미루다 병을 키우는 것을 피해야 한다. 통증을 느끼면 병원을 찾아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글=신도희 기자 toy@joongang.co.kr, 사진="신동연"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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