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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과학통일회의 주요발표 논문|"한국의 서구식 근대화 진로수정 필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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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9일부터 15일까지 서울에서 개최되는 제10차 국제과학통일회의(의장 「몰튼·캐플런」·미국 시카고대 전략 및 해외정책연구소장)의 전체주제는 『절대가치의 탐구와 새로운 세계의 창조』.
세계의 석학들을 포함하여 98개국 7백55명의 외국학자들이 참가한 이 학술회의는 5개 분과로 나누어 진행되는데, 분과마다 각각 4개의 소위원회를 두고있다.
이번 회의에서 발표되는 주요 논문들을 통해서 회의내용의 이모저모를 살펴본다.
◇제1분과 (의장 「존·골든」·미 시카고대 전략 및 해외정책연구소 자문위원)의 주제는『비교발전론에서 본 현재』. 「남북문제에 관한 브란트 보고서」에 기초를 두고 여러 나라 발전계획의 성공·실패요인을 탐구하고 있다.
여기서 「윈드럽·월트샤이어」씨(트리니다드토바코·카리비아산업연구소)는 『남미와 카리비아 지역의 저개발국가군들이 당면한 고질적인 경제난』에 대해서 발표하고 있다. 그는 『이 지역의 경제난 극복에 미국의 역할은 아주 중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이 이들 국가들을 대함에 있어서 주로 안보적인 차원의 문제만을 중시하고 있다고 지적한 그는, 이점이 바로 이 지역 빈곤퇴치의 가능성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아울러 그는 『빈곤을 퇴치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이고도 유익한 방법은 국가가 주도하는 재분배의 효율성에 있다』면서 선진산업국들은 이러한 저소득국가의 국민과 정부의 노력을 지원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2분과 (의장 「얼빈·와인버그」·미 에너지분석연구소장)의 주제는 『변화하는 기술과 사회』. 실험실에서 이미 이루어진 과학·기술의 혁신에 관한 전반적인 문제를 다루고 이러한 성과가 향후 20년 동안에 미칠 사회적인 영향과 그 성취가능성에 대해 논의하고있다.
「프라디프·로하티기」씨(인도지역개발연구소) 는 『적정기술의 개발』이란 논문을 통해 『개발도상국들은 선진국의 거대자본·집중기술을 도입하여 빈곤을 극복하고 발전을 이루려고 했으며, 이러한 대규모의 자동화된 기술도입으로 몇몇 상품과 서비스의 생산은 증가되었으나 이러한 상품과 서비스가 일부에 집중되고 아직도 다수가 가난에 허덕이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에 의하면, 적정기술은 생태계의 유지와 산업배설물의 재생에 힘쓴다.
경제목표를 그 지역에 맞는 산업을 발전시키는데 두어 경제적 불균형을 줄이며 자본보다는 노동집약적인 기술을 발달시키고 기계화와 자동화는 선택적으로 도입한다.
◇제3분과(의장 「케네드·멜란비」·영국몽스우드시험소 명예소장)는 『기술과 사회의 미래』를 주제로 하고 있다. 미래의 세계에서 과학·기술·사회 및 사회적 형태가 어떻게 변할 것인가를 전망한다.
여기서 「프레디릭·폴」씨(미국·작가) 는 『기술의 발달-그 결과와 대책』을 발표하는데, 무기개발·얼음호수개발·거것탐지기개발·원자핵 융합력 개발·관개농업 개발·통신개발·우주공간개발 등 7가지 기술개발에 대해 도덕적 가치판단을 바탕으로 하여 객관적 척도를 제공하고 있다.
그는 주장하기를, 기술의 발달에 따라 인간의 활동영역은 넓어지고 인간수명은 연장되었으며 인간의 경험은 풍부해졌으나 그것은 동시에 우리의 존재자체를 위협한다면서 이러한 위협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지 못한다면 기술발달의 결과는 그 기술을 만들어낸 사회자체를 말살시킬지도 모른다고 우려를 표했다.
◇제4분과(의장 「리처드·루벤슈타인」·미 플로리다주립대명예교수)는 『사회에 있어서 개인의 변화』를 주제로 하는데, 종교·철학·문화·예술·보건·의료·초국가적 운동 그리고 현대화를 향한 세계적 경향과 관련하여 동서양 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도바」(조우조 ,· 일본·조도전)는 『근대화와 사회·문학적 가치-한국의 근대화에 대한 조명』이란 논문을 통해, 『오늘날의 한국은 근대화라는 관점에서 중대한 시점에 놓여있다』고 주장한다. 그는 『l945년 독립 후에 추구되었던 서구식 근대화는 현재 한계점에 도달했으며 한국적 근대화에 대한 새로운 연구가 진행중에 있다』고 나름대로 진단하고 있다.
그는 70년대에 꾸준히 발전한 한국의 근대화 과정속에서 고 박정희 대통령행정부에 반대하는 두 가지 추세가 나타났다고 주장한다. 즉 ▲구양반 지식층의 반발이며 ▲전통적 가치관이 서구의 산업화와 근대화로 인해 변질될까 우려하는 대중들의 반감으로서, 전자는 엘리트층으로부터의 민주주의 회복에 대한 비판어었고 후자는 체제의 양반화를 반대하는 사람들로부터의 불평이었다는 것이다.
80년대 한국은 이러한 보수적 가치관과 과도한 미국식 근대화가 드러낸 모순점들을 제거할 과제를 안고 있다고 주장한 그는, 또 실제로 80년대의 한국은 이러한 문제점에 도전적 태도를 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제5분과(의장 「칼·프리브럼」·미 스탠퍼드대교수)의 주제는 『의식의 변화』. 철학적 접근과 과학적 사고에 있어서 한재 일어나는 인간사고의 기원과 개념의 변화, 그리고 미래의 과학과 종교적 전통의 만남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근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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