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오피니언 사설

한·미간 신뢰 되찾는 회담 돼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30면

노무현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6월 11일 워싱턴에서 한.미 정상회담을 한다. 한.미 간에 각종 현안을 놓고 이견과 일부 갈등을 보이는 가운데 이루어지는 이번 정상회담은 역대 한.미 정상회담과 비교하면 의전이 극도로 절제된 이례적인 형태의 실무회담이다. 점심을 먹으면서 회담을 진행하고 그 이후 특별한 공식일정이 없어 청와대는 워싱턴에서 잠을 자지 않는 무박 정상회담을 고려했을 정도였다. 하지만 경호 등 실무적인 이유로 1박3일로 일정을 조정했다고 한다. 그만큼 이번 정상회담이 긴급한 필요에 따라 이루어졌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실제로 현재 한.미 간에는 최고위급 수준에서 긴급히 조율하고 원칙을 가다듬을 현안이 산적해 있다. 북한 핵문제를 둘러싼 이견부터 시작해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문제, 한국의 동북아 균형자론 등 냉전종식 후 변화된 동북아 상황 속에서 한국의 위상과 역할, 그 속에서 한.미 동맹의 발전과 진화에 대해 한.미 간에 이견 조율과 합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특히 이번 정상회담 전 한.러, 한.중 정상회담이 있었고, 6월 하순엔 한.일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어 이번 회담의 의미는 각별하다고 할 수 있다.

물론 동맹이라고 해서 모든 부분에서 완벽하게 100% 이해가 합치될 수는 없다. 하지만 동맹이기 때문에 이러한 이견을 상호 간 협의와 협력을 통해 조정.조율해 쌍방에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합의를 이룩해낼 수 있다. 지난 50년 동안 한.미 양국은 이런 식으로 동맹을 유지해왔고 굳건한 믿음 속에서 아태 지역과 동북아 지역의 안정과 번영의 버팀목이 되어 왔다.

그 때문에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한.미 간 이견과 현안을 잘 봉합하고 사안을 조율해 지난 50년 동안 유지되어온 양국관계를 한 차원 더 높은 수준으로 발전시켜 나가는 계기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특히 양국 정상의 합의와 동맹강화의 의지가 양국 간 현안을 해결하는 큰 틀의 방향이 되고, 미래 한.미 동맹과 한반도 평화, 동북아 안정 및 세계평화와 안정에 기여하는 든든한 버팀목이자 우산이 되게 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