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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밀림, 카리브해 산호초 큰 위협 직면

중앙일보

입력

'지구의 허파'로 불리는 남아메리카 아마존 밀림과 생태계 보고(寶庫)인 카리브해 산호초가 큰 위협에 처했다는 경고가 나왔다.

6일 강원도 평창에서 본격 개막되는 제12차 생물다양성 당사국 총회(COP12)를 앞두고 5일 공개된 '제4차 지구 생물다양성 전망(GBO-4)' 보고서에 따르면 아마존 밀림은 지난 10년 동안(2003-2013년) 매년 제주도의 2.5배에 달하는 면적(5000㎢)이 개간돼 사라졌다.

또 온실가스 배출과 해양 산성화로 인해 다양한 생물이 서식하는 동남아 지역 산호초는 95%가 사라질 위기에 처했고, 카리브해 산호초는 6년 뒤인 2020년이면 완전히 사라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평창에서 열리는 COP12 회의에는 생물다양성 협약에 가입한 194개국 대표단과 국제기구 관계자, 비정부기구(NGO)와 기업 관계자 등 2만 명이 참가하는 대규모 대회다. 이번 행사는 인류의 등장으로 인해 생물종 멸종 속도가 1000배나 치솟으면서 야기된 지구 역사상 6번째의 대멸종을 막기 위한 방안이 논의된다.

이날 공개된 보고서에서는 생물다양성 위기를 조목조목 설명하고 있다. 먹이사슬 상위에 있는 포식성 물고기의 숫자는 1970~2000년 사이 반이 넘게 줄었다. 매년 해양 포유동물 가운데 60만 마리와 거북이 8만5000마리가 고기잡이 그물에 걸려 희생되고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또 생물다양성 증진을 위한 아이치 목표(Aichi Targets, 2011~2020년 10년간 달성 목표)의 중간 진행 상황을 분석해 발표했다. 아이치 목표는 2010년 일본 아이치현 나고야에서 열린 10차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에서 채택한 생물다양성 증진 목표로 각국이 이행해야 할 5개 분야 20개 목표를 제시한 것이다.

이번 분석 결과, 53개 세부 항목 중 목표를 초과 달성한 것은 나고야 의정서가 12일 발효되는 것이 유일하다. 생물 유전자원의 접근과 이익 공유에 대한 절차를 마련함으로써 생물 주권을 확립하자는 것이 나고야 의정서다. 2010년 채택됐고 지난 7월 50개국이 비준하면서 이번 회의 기간 중 발효되게 됐다.

또 아이치 목표 가운데 당초 예상대로 진행되는 것은 4개 항목뿐이고, 33개 항목은 예정보다 더딘 편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10개 항목은 변화가 없고 5개 항목은 오히려 악화된 것으로 평가됐다.

악화된 것으로 평가된 목표는 ▶서식지 황폐화와 파편화 감소 ▶해양 등의 부영양화 방지 ▶산호초 보호 ▶급격히 줄어드는 종의 보호 ▶여성·토착지역공동체·빈곤층·취약계층에 대한 배려 등이다.

보고서는 "2011~2020년 생물다양성 보전 전략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당장 추가적 조치 필요하다"며 "아이치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전 세계가 매년 158조~464조 원 정도를 투자해야 하지만 실제 투자되는 예산은 이에 크게 못 미친다"고 지적했다. 필요한 투자액은 국내 환경분야 1년 예산 6조5000억 원(2014년 기준)의 24~71배에 해당한다.

생물다양성 협약 사무국은 본회의 개막일인 6일 오후 평창 알펜시아 리조트에서 GBO-4 보고서 발간 기념행사를 개최한다. 이번 회의는 오는 17일까지 이어진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envirep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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