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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 등반 조난자 구조 … 3개 기관 공조 빛났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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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 간 칸막이를 없애고 국민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정부3.0은 기관 간의 협업을 장려하고 수요자 중심의 서비스를 추구한다. 정부3.0 도입 이후 정부·공공기관의 일하는 방식이 크게 달라졌고,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국민과 소통하며 정부3.0의 시너지 효과를 톡톡히 발휘하는 사례를 소개한다.

국립공원관리공단, 기상청·소방방재청과 정보시스템 연계

대전에 사는 서인우(55)씨는 얼마 전 설악산 등반을 하다 아찔한 경험을 했다. 날이 어두워져 길을 잃은 서씨는 즉시 119에 구조 신고를 했다. 하지만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대원과 국립공원산악구조대원도 야간에 조난자의 위치를 파악하기란 쉽지 않았다. 이때 ‘국립공원 산행정보 앱’이 빛을 발했다. 구조대로부터 스마트폰에 ‘국립공원 산행정보 앱’을 설치하라는 조언을 듣고 앱을 설치한 뒤 조난신고 기능을 통해 빠른 시간 안에 구조될 수 있었다.

 광대한 면적의 국립공원을 관리하는 국립공원관리공단은 국립공원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유관기관들과 핵심 기능을 협업하고 있다. 기상청·소방방재청과 정보시스템을 연계한 것이 대표적이다. 정확한 위치정보를 제공하는 ‘국립공원 정밀관리도 DB’를 구축하고 이를 기반으로 ‘국립공원 산행정보 앱’과 ‘국립공원 방재 GIS 시스템’을 개발해 국민들의 안전한 산행을 돕고 있다.

 국립공원에서 조난을 당한 탐방객이 스마트폰에 설치된 ‘국립공원 산행정보 앱’에서 조난신고 아이콘을 클릭하면 조난신고 상황이 국립공원 안전관리팀에 SMS로 전송된다. 안전관리팀은 조난자의 스마트폰과 국립공원 방재 GIS 시스템 간 통신을 통해 조난자의 정확한 위치(GPS 좌표정보)를 파악할 수 있다. 이 시스템이 도입된 뒤부터 조난자의 구조 시간이 빨라졌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지역사회 협력사업에도 앞장서고 있다. 자연환경 보전이 주민소득과 연계될 수 있도록 국립공원에 명품마을을 조성하고 있다. 전남 신안군 흑산도 앞에 위치한 작은 섬 영산도의 경우 2012년 국립공원 명품마을로 지정된 뒤 10억원을 지원받아 마을을 정비하고 숙박시설을 만들었다. 마을 공동소유로 음식점과 펜션을 지어 주민들이 번갈아 가며 허드렛일을 하고 수익도 배분한다.

 국립공원 명품마을은 2010년 다도해 해상 관매도 명품마을을 시작으로 지난해 무등산 평촌마을까지 총 10곳이 조성됐다. ‘시설’이 아닌 ‘사람’ 중심의 사업을 중점적으로 추진했다. 그 결과 지난해 10곳의 명품마을에서 조성 전보다 탐방객이 196%, 마을 소득은 508% 증가했다. 주민 일자리도 221명 창출돼 성공적인 지역협력 사업으로 손꼽히고 있다.

 
근로복지공단, 산재근로자 재취업 지원

대학교 환경미화원으로 일하다 사고를 당한 여성 가장 김모(50)씨는 산재장해로 취업이 어려웠지만 근로복지공단의 재취업 지원 연계 프로그램을 활용해 취업에 성공했다. 김씨처럼 근로복지공단은 노사발전재단·한국고용정보원 등 취업전문기관과 연계해 산재근로자의 안정적인 재취업을 지원하고 있다. 시스템 및 인적자원 연계를 통해 산재근로자를 위한 1대 1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재취업자 수가 늘었다. 직업 복귀자 수가 117명으로 늘어 재취업으로 인해 25억9400만원의 고용소득 창출 효과를 거뒀다.

 네이버와 함께 지도검색 프로그램을 개발해 지난 2월 ‘재활지도 희망맵’ 서비스를 시작했다. 공단이 제공하지 못하는 재활 복지서비스를 재활기관·지역사회복지관 등과 연계해 산재근로자가 이용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비용을 공단이 지원하는 방식이다. 산재근로자에게 거주지 인근 재활기관 위치정보(주소·연락처·홈페이지 링크 등)를 실시간으로 제공한다. 재활지도 구축 이후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지역사회 자원 제공 실적이 53.8% 증가했다. 산재근로자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때 제공할 수 있도록 지역사회 자원 연계를 강화해 정부3.0의 취지에 맞는 수요자 중심의 서비스 시스템을 구축했다는 평가다.

 공단은 산업단지 내 중소기업 근로자 고용환경 개선을 위한 맞춤형 직장어린이집 설치를 지원하고 있다. 산업단지형 공동 직장어린이집 지원 사업자를 공모하고 근로자가 자녀 양육 걱정 없이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다양한 직장어린이집 설치 지원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근로복지공단 이재갑 이사장은 “직장어린이집 설치를 통해 기업은 우수 여성 인력을 고용해 생산성을 향상시킬 수 있고, 근로자들은 자녀 양육에 대한 고민과 부담을 덜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농어촌공사, 국민과 소통하는 행복충전활동

낡고 오래된 집에서 홀로 사는 김금순(69·경기도 여주군) 할머니는 비가 오면 집 곳곳에 빗물이 새고, 변변한 화장실도 없어 마을회관 화장실을 이용하는 등 큰 불편을 겪어 왔다. 이 소식을 들은 농어촌공사 직원 34명은 다솜둥지복지재단과 함께 지난 7월 17일 김할머니 집을 찾았다. 도배, 외부 단열공사, 미장공사, 주변 환경정화 등 집을 고쳐주는 ‘행복충전활동’을 하기 위해서다. 행복충전활동은 농어촌공사가 인력·기술 등 보유 자원을 활용해 단순 위문성 봉사활동을 넘어 공사의 사업영역에 맞게 특화된 복지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취지에서 시작했다.

 공사는 올해 전국 93개 지사를 ‘행복충전소’로 운영해 농·산·어촌 지역을 중심으로 어르신 사진 촬영, 집 고쳐주기, 경관자원 보전관리, 영농도우미, 방과후 수업 지원 등 310회 이상의 행복충전활동을 하며 국민과 소통하고 있다.

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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