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0여 년 전 공자가 중국서 부활하는 까닭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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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가 중국의 평화 굴기와 전통 문화 부흥 아이콘으로 부활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24일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공자 탄생 2565주년(9월 28일) 국제학술대회 및 국제유학연합회 제5차 총회에서 참석해 “공자가 창시한 유교와 중국의 우수한 전통문화를 창조적으로 계승함으로써 새로운 미래를 창조해 나가자”고 강조했다. 중국의 국가 주석이 공자 학술대회에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학술대회의 주제는 ‘유학: 세계 평화와 발전’이다. 국제유학연합회는 1994년 10월 창립됐으며 525명의 개인 회원과 45개 단체 회원이 있다.

시 주석은 “공자와 유교의 전통 사상을 바탕으로 평화를 사랑하는 중화민족은 앞으로 평화의 길을 걸어나갈 것”이라고 선언했다. 유교 전통을 현대적이고 창의적으로 해석해 중국의 미래 세계전략의 핵심 사상으로 삼겠다는 의미다. 그는 또 “세계인은 모두 평화롭고 안정된 환경에서 살기를 원하지만 현실은 전쟁이 계속되고 극도의 빈곤으로 생명과 생존을 위협받고 있다. 국제사회가 손을 잡고 세계 평화와 공동의 발전을 수호해 나갈 때만이 평화와 발전에 희망이 있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서로 다른 국가와 민족의 문화, 전통과 현대 문화를 대하는 4가지 원칙도 공개했다. 이는 세계 문명의 다양성을 보호하고 각국과 각 민족 문명을 존중하며 다른 문명의 우수한 점을 배우고 귀감으로 삼는 태도를 견지하며 분별력 있고 과학적인 태도로 문화를 계승·발전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시 주석은 이어 “인류가 직면한 여러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역사가 축적한 지혜와 역량을 응용해야 하며 공자의 유교사상과 중국의 전통문화에서 그 해법을 찾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공자가 창시한 유학의 풍부한 철학사상과 인문정신, 교화사상, 도덕관념 등은 현재의 세계를 개선하는 데 깨우침과 계시를 줄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그는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 등 유학의 핵심 사상은 중화민족이 대대손손 전승해 온 세계관이자 인생관·가치관·심미관”이라고 덧붙였다.

중국에서 공자는 문화대혁명(1966~1976년) 당시 타도 대상으로까지 지목됐으나 1978년 개혁개방 이후 점진적으로 중국의 대표적인 문화적 자산으로서의 지위를 회복했다. 특히 시 주석은 지난해 11월 공자의 고향인 산둥(山東)성 취푸(曲埠)를 방문해 유교사상을 비롯한 우수한 전통문화의 재조명을 촉구했다. 이달 초에도 그는 베이징 사범대학을 방문해 전통 문화 교육을 강조 했다.

베이징=최형규 특파원 chkc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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