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넘보는 중국 콘텐트 파워 … 방송사만 3000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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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 중국의 콘텐트 산업을 얕잡아 봤다가는 조만간 큰 코 다칠 겁니다.”

 한 방송사 간부의 말이다. 지금은 한국 콘텐트에 비해 제작 능력이 훨씬 뒤처지는 것으로 보이지만 막강한 자본력을 앞세워 언제든 추월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중국 콘텐트 산업의 가장 큰 이점은 13억 인구라는 방대한 시장. 방송사만도 전국에 무려 3000개가 있다. 우리는 KBS 프로를 MBC에 팔 수 없지만 중국은 워낙 땅덩어리가 크다 보니 방송사끼리도 프로그램을 사고판다. 한 번 뜬 프로그램을 재활용할 통로가 엄청나다는 것이다. 광고 시장도 어마어마하다. 전국을 커버하는 10대 위성 채널의 경우 대기업의 ‘타이틀 스폰서십’ 광고만 건당 1억~2억 위안(약 169억~339억원)에 달한다.

 영화 시장만도 지난해 5조원 규모가 됐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6년 뒤엔 11조3400억원 규모로 성장해 미국을 제치고 세계 1위 시장이 될 것”이라 전망했다. 영화 제작 편수도 2001년 88편에서 2011년 558편으로 해마다 급증하고 있다. 이처럼 시장은 커지고 돈은 넘치는데 콘텐트 제작 인력·기술의 성장 속도가 못 따라오니 외부에서 ‘크리에이티브 쇼핑’에 나서는 것이다. 한국은 좋은 상대다. 거기에 최근 중국 인터넷 업체들의 성장은 폭발적인 콘텐트 수요를 낳고 있다.

 게다가 시장의 쏠림현상 등이 일어나거나 자국 산업의 보호가 필요하면 정부가 적극 개입, 통제하는 것도 특징이다.

양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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