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공식 일정 돌입…22일 정상회담과 FTA 서명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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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와 뉴욕 순방에 나선 박근혜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첫 방문국인 캐나다 수도 오타와에 도착해 공식 일정에 돌입했다. 캐나다 순방은 우리나라 대통령으로서 15년 만의 국빈 자격 방문이다. 박 대통령은 21일 데이비드 존스턴 총독 내외가 주최하는 국빈만찬에 참석한다. 캐나다 방문 마지막 날인 22일에는 스티븐 하퍼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진 뒤 한-캐나다 FTA(자유무역협정) 서명식에 참석한다.

박 대통령은 오타와 도착 후 첫 일정으로 시내 한 호텔에서 동포 만찬간담회를 가졌다. 해외순방 중 동포간담회에서 한복을 입어온 박 대통령은 이번에도 꽃문양이 수놓여진 흰색 저고리에 주황색 치마의 한복 차림이었다.

박 대통령은 격려사에서 “특유의 근면성과 도전정신으로 한국과 캐나다 양국 발전에 기여하고 계신 동포 여러분이 정말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에 한·캐나다 FTA의 정식 서명이 이뤄질 예정인데 양국관계가 보다 높은 단계로 도약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며 “그동안 양국간 교역과 투자는 주로 에너지, 자원과 제조업 위주로 발전돼 왔는데 FTA를 통해 서비스산업, 문화산업까지 망라하는 포괄적 파트너십으로 발전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통일 문제와 관련, “통일을 이루기 위해서는 우리 내부의 준비도 필요하지만 국제사회의 지지를 얻어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한반도 통일의 비전을 캐나다 국민들도 공감할 수 있도록 동포 여러분께서도 많이 노력해주시고 한분 한분이 통일의 전도사가 돼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박 대통령은 의원 시절이었던 지난 2001년 국정감사를 위해 오타와를 방문한 일을 상기하며 “그때도 방문한 날짜가 9월 20일이었는데 정확하게 13년만에 다시 캐나다를 방문하게 됐다. 일부러 그렇게 날짜를 맞추려 해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한인 최초의 연방의원인 연아 마틴 상원의원 등 동포 210명이 참석했다. 특히 캐나다 출신으로 박 대통령에게 프랑스어를 가르친 공아영(캐나다명 앙드레 꽁뜨와) 신부도 초청됐다. 공 신부는 1970년 초반 고교생이던 박 대통령과 동생인 박근령 전 육영재단 이사장에게 프랑스어를 지도했다. 하지만 공 신부가 헤드테이블에 앉지 않는 바람에 두 사람의 직접 대면은 이뤄지지 못했다. 간담회가 열린 호텔 앞에선 현지에 거주하는 것으로 보이는 한국인 4~5명이 세월호 특별법 등과 관련해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한편 한국과 캐나다 정부는 10년내 교역품목의 99%에 대한 관세 철폐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FTA에 22일 공식 서명한다. 이번 서명은 우리나라가 체결한 12번째 FTA다. 양국 정부를 대표해 윤상직 산업부장관과 에드 패스트 통상장관이 박 대통령과 하퍼 총리가 참석한 가운데 캐나다 의회에서 서명식을 갖는다. 양국은 2005년 협상을 시작해 9년만에 결실을 맺게 됐다. 양국 정부가 FTA에 서명하면 양국 의회의 비준 동의 절차를 거쳐야 협상이 최종 타결된다.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은 브리핑에서 “전세계 14대 경제대국 중 우리가 이로써 9개국과 FTA를 체결하게 됐다”며 “미체결은 중국·일본·러시아·브라질 정도”라고 말했다.

캐나다 최대 수출품목인 승용차 관세(6.1%)를 3년내 철폐키로 해 경쟁국인 일본 등에 비해 경쟁력을 갖추게 됐고 자동차부품(6%), 타이어(7%), 세탁기·냉장고(8%) 등도 3∼5년 철폐키로 합의해 수출 확대가 기대된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오타와=신용호 기자 novae@joongang.co.kr

[사진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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