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C 분야엔 7000억 더 투입 … 창조경제 17% 늘어 8조3000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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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경제 분야 예산의 가장 큰 특징은 사회간접자본(SOC)과 창조경제 지출 확대다. 확장재정으로 경기를 살리겠다는 최경환 경제팀의 의지가 가장 잘 드러나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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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OC는 내수경제 활성화를 위해 예산정책의 큰 줄기를 튼 대표적 사례다. 토목건설사업의 고용·생산 유발 효과가 크다는 점을 고려한 결정이다.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발표한 공약가계부(박근혜 정부의 공약 실천계획)를 통해 SOC 예산을 해마다 1조원 이상씩 줄이겠다고 했다. 하지만 이번 예산안에서는 계획을 바꿔 올해보다 3%(7000억원) 늘어난 24조4000억원을 배정했다. 방문규 기재부 2차관은 “경제 활성화를 위해 내년에 한해 특별히 늘리기로 했다. 2016년부터는 다시 줄여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재정 부담을 감안해 대형 사업을 새로 시작하지는 않기로 했다. 기존 철도·도로사업 예산을 골고루 늘려 완공 시기를 앞당기는 방식을 택했다. 구체적으론 철도 건설에 올해보다 7.6%(4690억원) 늘어난 6조6490억원을 배정했다. 포항~삼척 철도 2516억원(2024억원→4540억원), 원주~강릉 철도 1200억원(8000억원→9200억원)을 각각 늘리기로 한 게 대표적이다. 도로 건설 예산도 4.8%(4006억원) 늘어난 8조7918억원으로 책정했다. 이를 통해 내년 완공 예정 도로를 원래 계획(54개)보다 두 배가량인 94개로 늘리기로 했다.

 SOC 시설의 안전투자엔 올해보다 8000억원 늘어난 5조원을 배정했다. 도시철도 스크린도어 설치(675억원), 서울 지하철 1~4호선 내진보강(227억원)이 새로 책정된 예산이다. 최근 문제가 된 싱크홀 현상 연구에도 63억원을 쓰기로 했다.

 박근혜 정부의 핵심 경제공약이었던 창조경제 기반 조성에도 본격적인 드라이브를 건다. 이를 위해 지난해보다 17.1%(1조2000억원) 늘어난 8조3000억원을 배정했다. 우선 청년 창업기업과 에인절투자 지원 관련 펀드에 2000억원을 추가 투자하기로 했다. 글로벌 자금 유치를 통해 국내 벤처기업을 해외 증시에 상장시키는 ‘한국형 요즈마펀드’도 역시 2000억원 규모로 조성된다. 요즈마펀드는 이스라엘을 창업국가로 성장시키는 데 큰 기여를 한 벤처캐피털의 이름이다.

 내년 9월 완공되는 경기도 성남시의 판교테크노밸리를 창조경제의 메카로 키우기로 한 점도 눈에 띈다. 최경환 부총리가 추석 직후인 10일 방문해 “한국의 실리콘밸리로 키우겠다”고 약속한 곳이다. 내년 예산안에서는 판교밸리 입주기업 전용 연구개발(R&D) 자금과 펀드를 100억원씩 조성하는 지원책을 마련했다.

이와 함께 103억원을 새로 투입해 전국 17개 시·도에 창조경제 혁신센터를 만들어 창업·벤처기업에 대한 컨설팅과 투자 유치를 돕기로 했다. 서울 동대문구의 홍릉 연구단지(옛 한국개발연구원 부지)에도 55억원을 투입해 서울시와 헙력해 글로벌 지식 공유 복합단지를 조성한다.

또 실패한 청년 창업자의 재도전을 돕기 위해 정책자금 상환금을 깎아 주는 200억원 규모의 ‘채무 조정형 재창업자금 제도’도 새로 도입하기로 했다.

세종=이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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