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짝 말려 풀린듯한 머릿결 … ‘공블리’ 스타일 어때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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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만큼 멋 내기 좋은 계절도 없다. 추위나 더위 때문에 포기했던 스타일을 마음껏 뽐낼 수 있는데다 결혼식·야유회 등 행사나 모임이 많아지는 시기다. 이때 빠질 수 없는 게 바로 헤어 스타일링이다. 여성스럽고 성숙한 느낌의 굵은 물결 머리는 가을 분위기를 자아내는 데 필수 요소다. 하지만 가을 느낌 물씬 나는 헤어는 파마로는 한계가 있다. 정수리 부분부터 봉긋하게 솟아서 우아하게 떨어지는 물결 모양은 오직 고데기의 힘을 빌어야만 가능하다. 가정에서 고데기로 연출할 수 있는 올 가을 유행 헤어 스타일과 올바른 기기 사용법을 알아봤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유닉스의 ‘나노 다이아몬드 고데기 멀티’·‘테이크아웃 미니 웨이버 아이론’, JMW의 ‘롤리에스 웨이브 플러스’, 유닉스의 ‘테이크아웃 미니 멀티 아이론’, 바비리스의 ‘2 in 1 수블림 멀티 스트레이트너’, 유닉스의 ‘테이크 아웃 미니 플랫 아이론’·‘나노 다이아몬드 고데기 라운드 32㎜’·‘테이크아웃 미니 멀티 아이론’.

올 가을엔 ‘공블리’식 루즈컬이 대세

전문가들이 공통으로 꼽는 올 가을 유행 머리는 ‘루즈 컬’이다. 루즈 컬(loose curl)은 머리카락의 굴곡이 완만해 풀린듯한 느낌을 주는 형태를 말한다. 최근 종영한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라는 드라마에서 배우 공효진의 머리를 떠올리면 이해하기 쉽다. 공효진은 드라마 속에서 다양한 루즈 컬을 선보이며 ‘역시 공블리(공효진+러블리)다운 선택’이란 평가를 받았다.

고데기로 루즈 컬을 만들려면 굵기 선택이 중요하다. ‘아름다운 규니영’의 이성희 부원장은 “지름이 30㎜ 이상인 굵은 고데기를 이용해 귀를 기준으로 귀 선 아래쪽은 모발 끝부터 중간 정도까지만 감아 올리고 귀선 위쪽 머리는 뿌리 있는 부분부터 감아 내리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이렇게 방향을 달리해서 마는 이유는 귀 아래쪽 머리까지 위에서 아래로 끝까지 감으면 전체적으로 머리가 붕 뜬 느낌이 들어 어색해지기 때문이다.

시중에 있는 둥근 빗 형태의 고데기(일명 ‘뽕 고데기’)나 빗 사이에서 바람이 나오는 ‘에어 브러시’ 형태의 기기를 사용하면 자연스러운 웨이브 연출이 가능하다. 빗 형태의 고데기를 사용할 땐 고데기를 사선 방향으로 잡고 머리카락을 감는 것이 좋다. 단 주의사항이 있다. 청담 씰 헤어의 박승일 원장은 “층이 많이 진 머리에 루즈 컬을 적용하면 빗자루 같은 느낌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적당히 층이 난 머리에 사용해야 세련되게 연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안쪽으로 말기만 해도 유행 헤어 완성

머리 기장으로 올 가을 유행 스타일을 꼽으라면 단연 1순위는 단발머리다. 단정하고 세련된 인상을 주는 단발머리는 대부분의 여성이 선호하는 헤어스타일이지만 관리가 어려운 것이 흠이다. 헤어 드라이어나 고데기로 형태를 잡아주지 않으면 제멋대로 뻗쳐 지저분해 보이기 때문이다. 이런 단점 때문에 단발머리를 주저했다면 희소식이 있다. 올 가을에는 머리카락의 끝 부분만 고데기로 살짝 살짝 잡아주는 스타일링이 인기를 끌고 있어 간편하게 유행하는 머리를 따라잡을 수 있게 됐다. 박 원장은 “한때 ‘고준희 단발’로 불린 바깥쪽으로 뻗친듯한 아웃컬이 유행이었다면 올 가을에는 안쪽으로 말려 들어간 인컬 헤어가 유행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케이블 방송 ‘테이스티 로드’에 등장하는 배우 박수진의 단발머리가 대표적인 예다.

하지만 완전히 안으로만 동그랗게 말린 머리는 금물이다. 올 가을에는 ‘놈코어’가 유행이라니 머리 모양도 자연스럽게 연출할 것을 권한다. 놈코어는 평범하다는 뜻의 노멀(Normal)과 핵심이라는 뜻의 하드코어(Hardcore)가 결합된 말이다. 평범한 것들 간의 조합 속에서 멋스러움이 우러남을 뜻한다. 이 부원장은 “스트레이트와 컬 기능을 함께 갖춘 멀티고데기를 사용해 윗부분의 머리카락은 깔끔하게 펴면서 머리 끝 부분은 안쪽으로 둥글게 만 뒤 손가락을 이용해 말려있는 컬을 바깥쪽으로 살짝씩 뻗치게 만들면 자연스러운 머리 모양을 연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기분 따라 달라지는 고데기 연출법

고데기의 장점은 그날의 기분이나 의상에 따라 다양한 헤어 스타일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이다. 가장 보편적인 고데기의 형태는 봉 모양의 원형 고데기나 열판 두 개가 연결된 스트레이트너(머리를 펴주는 고데기)다. 대부분의 물결 모양은 이 두 가지 형태의 고데기로 완성할 수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보다 손쉬운 연출을 위해 고데기의 종류가 다양화되고 있다. 유닉스의 미니 고데기 시리즈 중 하나인 ‘웨이버’란 제품은 잔잔한 물결무늬를 만들어 낸다. 머리카락을 고데기에 감는 형태가 아니라 머리카락을 열판 사이에 놓고 눌러주기만 하면 컬이 만들어진다. 끝 부분만 살짝 말린 단발머리가 지겨울 때 시도해 볼만하다. 이 부원장은 “귀를 기준으로 아래쪽 머리는 인컬 스타일로 두되 귀 위쪽 머리는 뿌리에서 5~10㎝ 정도되는 부분부터 웨이버로 살짝살짝 집어주면 된다”고 말했다. 머리카락 전체에 웨이버를 사용하면 머리가 부스스해 보일 수 있기 때문에 겉 머리에만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긴 머리는 묶는 위치에 따라 다양한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다. 로우 포니테일은 깔끔하고 단정하면서도 여성적인 느낌을 준다. 스트레이트너를 이용해 뒤통수의 뿌리 부분을 충분히 살린 뒤 굵은 고데기로 머리카락의 중간 부분부터 끝까지를 만 후 아래쪽으로 묶으면 된다.

글=김경진 기자
사진=안성식 기자
촬영 협조=유닉스,
헤어 스타일링=‘아름다운 규니영’ 이성희 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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