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 모녀살해범 검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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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경기도부천시역곡동 수정아파트 김려숙씨(27) 모녀피살사건을 수사해온 경찰은 30일 하오7시쯤 이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조사중이던 역곡동사무소 방위병 최한상씨(22·부천시도당동260의8)로부터 범행 일체를 자백 받고 최씨가 공범이라고 주장하는 동료방위병 민모씨(20)와 함께 군수사기관에 이첩했다.
최씨는 경찰에서 사건당일인 26일 상오11시50분쯤 수정아파트 l02호에 사는 K모씨(29)에게 예비군소집통지서를 전달하기 위해 동료인 민씨와 함께 이 아파트에 갔다가 K씨가 없어 평소 안면이 있는 이웃집 김씨에게 대신 전달해 줄 것을 부탁하려고 김씨와 이야기를 하던중 김씨의 미모에 현혹돼 우발적으로 추행했다고 자백했다.
최씨는 범행후 강도로 위장하기 위해 김씨의 손발을 코피포트줄과 넥타이로 묶은 뒤 생후10개월된 김씨의 딸 자혜양까지 손으로 입과 코를 막아 숨지게 하고 불을 질렀다고 자백했다.
한편 최씨가 공범이라고 밝힌 민씨는 범행을 극구 부인, 최씨와 함께 김씨 집에 들어간 것은 사실이나 자신은 2층에 사는 다른 사람에게 예비군소집통지서를 전달하기 위해 먼저 나와 일을 마치고 다시 아래층으로 내려가보니 최씨가 급히 김씨집에서 뛰어나오면서 길쪽으로 달아났다고 말했다.
사건직후 경찰은 현장에서 김씨 이웃집인 102호에 전달되는 예비군소집통지서를 발견, 이통지서를 돌린 최·민씨를 연행해 추궁 끝에 최씨로부터 범행을 자백 받았다.
최씨등은 지난 15일 숨진 김씨의 남편 김대직씨(26)의 동원훈련통지서를 전달하면서 부인김씨의 얼굴을 익혔고 법행, 당일인 26일 남편 김씨는 동원훈련에 참가, 집에 없었다.
치안본부 수사간부는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정액감정결과 민씨의 혈액형(0형)이 검출되지는 않았으나 0형은 몸안에 남아있는 A, AB형에 흡수된다는 감정이 나왔으며 범행과정을 살펴볼때 단독범행으로 볼 수 없기 때문에 현장에서 발견된 머리카락 감정이 나오면 공범여부가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씨는 부천에서 중학교를 중튀한 뒤 직업 없이 놀다가 지난 8월 방위병으로 입대했는데 형최모씨(23)·어머니등 4식구가 어렵게 살고있다.
민씨는 고향인 전남에서 국민학교를 나와 3년전 상경, 지난해 11월 방위병으로 입대했으며 어머니 한모씨(66)와 부천시송내동에서 구멍가게를 하며 살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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