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건각' 허장규 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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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일 13분대의 기록으로 5000m 결승선을 통과하는 허장규.

한국 남자 장거리에 허장규(22.삼성전자)가 떴다. 최근 출전한 여러 국제대회 5000m에서 절정의 스피드로 연거푸 13분대를 작성, 이봉주(35.삼성전자)를 이을 차세대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국내 현역 장거리 선수 중 5000m를 13분대에 달리는 선수는 허장규뿐이다.

21일 일본 미야자키현 노베오카(延岡)에서 열린 '2005 일본 골든게임' 남자 5000m C조 레이스에서도 허장규는 13분55초02로 결승선을 통과(3위)했다. 지난주 개인 최고기록인 13분53초17을 세운 데 이어 2주 연속이다. 1000m를 2분47초 이내에 계속 달리는 스피드다. 이 종목 한국기록은 1987년 백승도(현 삼성전자 코치)가 세운 13분50초35. 허장규는 이날 스승 백 코치가 지켜보는 가운데 18년 만의 한국신기록을 노렸으나 선수들 간의 치열한 자리다툼으로 페이스가 늦어진 데다 6바퀴째 코너를 돌 때 뒤에서 달리던 선수에게 발을 밟혀 잠시 중심을 잃는 바람에 아깝게 실패했다. 허장규는 6월 11일 경기도 화성에서 열리는 삼성 디스턴스 챌린지대회에서 다시 한번 한국기록에 도전한다.

오인환 삼성전자 감독은 "세계 추세인 스피드 마라톤을 위해 5000m를 13분대에 달려야 하는 건 이제 필수"라며 "스피드와 투지는 충분하다. 체력과 지구력을 좀 더 보강해 1~2년 뒤부터 풀코스에 도전시키겠다"고 말했다. 허장규는 충북 괴산 소수초등교 4학년 때 육상을 시작해 괴산북중과 충북체고를 거친 뒤 2002년 11월 삼성전자에 입단했다. 177㎝의 키에 레인을 박차는 듯한 힘찬 주법이 돋보이는 재목이다. 한편 H조에서 달린 이봉주는 14분12초27에 골인, 95년 10월 전국체전에서 작성한 자신의 최고기록(14분20초59)을 8초32 단축했다.

노베오카(일본 미야자키현)=신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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