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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극장서 「실험무대」 개관 기념으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28일(하오 7시)국립극장 대극장 지하실에 새로이 마련된 실험무대에서는 장산도의『씻김굿』이 공연되었다. 장구소리·징 소리가 울리는 속에 망자의 한을 달래는 무녀의 애절한 주문이 읊어진다.춤이 따른다.
망자가 이승에서 풀지 못하고 맺혀있는 한울 풀어주어 극락왕생토록 기원하는 무속의식이 호남지방에서 행해져 온 씻김굿.대부분이 무가 출신인 이귀인· 강부자· 이하엽·진금술·진금순씨에 의해 공연되었다.
이날 공연은 국립극장이 실험무대 개관기념으로 마련한 제1회 전통예술 특별 초청계획 시리즈의 첫 무대.29일에는 밀양 백중놀이의 기능보유자인 하보경씨의『밀양5북춤』 , 이매방 씨의 승무가 공연되었다.3O일에는 올 봄 새로이 발굴된 진도 다시라기(상주를 위로하는 소극)가 주민들에 의해 처음으로 무대에 재현됐다.30일에는 당산탈춤
28일 일반에게 처음 공개된 실험무대는 국립극장이 한국의 전통적인 예술의 공연형식인 마당극 또는 사랑방 풍류의 재현을 위한 무대로 대극장· 소극장과 별도로 새로이 마련한 것. 공연장 전체평수는 1백20평, 무대는 가운데 30평 정도로 4백 여명의 관객이 한자리에 앉아 공연을 관람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종래의 높이 솟아있는 액자무대가 공연자와 관객을 차단시켰던 것에 비해 이 실험무대는 객석과 무대의 높이를 같이하여 공연자와 관객이 일체감을 가질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객석은 의자대신 돗자리나 멍석이 깔리기도 하고, 무대도 공연내용과 연출자의 의도에 따라 자유롭게 바꿀 수 있도록 가변적인 것이다.
허규 국립극장 장은 이 새로운 실험무대가 국립극장 산하 6개 공연 단체가 전통예능을 무대화 하는 작업을 실험할 수 있는 장소, 음악·무용 등 다양한 공연 예술의 변화적 흐름을 체득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될 것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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