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창설계획」 흐지부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국내 프로야구시스템이 내년 발족을 목표로 구체화, 거의 확정단계에 이르렀으나 프로축구 창설 계획은 많은 난관이 가로놓여 답보를 면치 못하고 있다.
프로스포츠의 창설로 국내 스포츠의 전반적인 활성화를 꾀하기 위한 관계기관들의 당초 방침은 프로축구를 야구보다 먼저 실시할 예정이었으나 현재의 추세로는 프로야구가 기선을 제압할 것이 틀림없다.
프로축구의 창설계획은 현재 부산·대구·대전·인천·전주·광주등 지방주요도시의 공설운동장에 정부의 재정 지원으로 인조잔디와 야간경기 시설을 갖추고 기존의 할렐루야를 비롯, 대우·석유공사·포항제철등 4개팀으로 매주 말 순회경기를 벌인다는 기본안만 마련돼있을 뿐이다. 그러나 포항제철은 국영기업체라는 특수한 사정으로 프로팀의 운영에 난관이 많아 프로화가 비관적이며 각지방 공설운동장의 시설비도 1백50억원 이상의 막대한 예산을 필요로 하고 있어 내년중으로 완료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최정영 대한축구협회장은 82년에 3개팀, 83년엔 7개팀을 창설시켜 프로축구를 연차적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축구는 야구보다 수익성이 적을것이라는 일반적인 예상때문에기업체들이 선뜻 프로축구팀의 창설에 호응하지 않는 것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최근 프로야구에 참여하기로 결정한 일부 대기업체들은 야구와 축구의 갈림길에서 신중한 검토를 한 결과 결국 야구를 선택키로 했다고 관계자들이 밝혀 프로축구의 발족과 육성을 위해선 대한축구협회를 비롯한 축구 관계인사들이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 한 용두사미(용두사미)의 실패작으로 끝날 우려가 없지 않다.
축구협회측은 가까운 시일 안에 야구와 축구의 프로리그창설에 대한 관계당국의 승인이 나면 즉시 실행위원회와 같은 창설준비기구를 구성,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해 나간다는 스케줄을 세워놓고 있으나 관계자들은 축구도 야구와 같이 실무에 정통한 전문요원을 확보, 미리부터 완벽한 마스터플랜을 수립했어야 했다고 축구계의 무능력을 아쉬워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