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 시장도 불황…10만원쯤 내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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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중고차 시장이 만원이다. 즉 팔리는 차는 적고 내놓는 차는 많아 주차 재고가 늘고 있다는 말이다.
서울 군자동 중고차시장에서는 지난 여름 바캉스철을 끼고 하루 2백50대 안팎이 거래돼 활기를 찾는 듯 했으나 이후 하루 1백50대 수준에서 다시 주춤, 가을 행락철을 넘기고 있다. 현재 1천5백여대를 수용할 수 있는 주차시설이 비좁아 주변 빈공터에도 2백~3백대의 차량이 새주인을 기다리고 있는 실정.
따라서 중고차시세도 바캉스철에 비하면 전반적으로 10만원 저도가 내린채 오를 기미는 당분간 없다.
포니 78년형이 80만~1백20만원, 79년형이 1백30만~2백만원, 레코드로열 79년형은 2백50만~3백50만원, 브리사 80년형은 1백30만~1백80만원 수준. 포니왜건 80년형은 2백50만~3백만원정도다.
그나마 활발치 못한 거래의 60~70%가 여전히 소형 승용차에 몰리고 있고 그중에서도 포니 78,79년형이 전체승용차거래의 70%정도로 으뜸이다. 지난 봄부터 정기검사기간이 6개월에서 2년으로 연장된 포니왜건이 요즈음 사업용으로 인기를 끌어 유독 거래가 활발한편.
○…우리나라의 중고차 거래는 아직도 이전등록을 앟는 불법 전매거래가 많다. 업계추정으로는 지난해 총 거래대수 7만5천2백82대 가운데 70%에 달하는 5만2천10대가 무등록 전매차량. 이는 이전등록을 할 경우 물게 되는 등록세.면허세.취득세.지하철 공매등의 부담을 피하려 들기 때문이다(현재 포니 1대를 살 경우 25~30만원을 물게 돼있다).
특히 파는사람과 사는 사람이 직접 연결되는 위탁거래가 아니고 중고차상이 일단 차를 샀다가 후에 팔 경우 과거에는 팔때에만 얹히던 등록세.면허세등이 지난해 말부터 살때에도 부과되자 위탁매매를 가장한 음성 거래는 더욱 늘었다.
즉 실제로는 차를 사는사람으로서는 이중의 세부담을 지고 그만큼 차값이 더 비싸지는 셈이 되어 사는쪽이나 중고차상이나 모두 위탁거래를 가장하거나 아예 등록을 않으려하기 때문이다.
이는 지난해 말까지도 매매등록건수의 50%정도에 그치던 위탁거래가 지난해 말이후 거의 1백%로 갑자기 늘어난것만 보아도 잘 알수 있어 관계당국도 최근 세무감사등을 통해 불법거래단속에 나섰다.
그러나 중고차 업계에선 위와같은 2중 세부담에 없어지지 않는한 불법거래도 없어지지 않으리라는 소리가 높다.
즉 중고상이 유통과정에서 무는 세부담이 결국 사는 사람에게 얹히기 때문에 거래가 더욱 뜸해지고 사는쪽이나 파는쪽 모두 제 시세대로 셈하지 못하는 부작용을 낳는다는 것이다.
이에따라 관계당국도 최근 업자들의 건의에 귀를 기율여 세제상의 검토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김수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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