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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미아리' … 성북구, 명칭 안 쓰기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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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단장의 미아리 고개'라는 유행가 제목으로 잘 알려진 미아리 고개란 지명이 추억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이 고개가 있는 서울 성북구가 '미아'란 이름을 버리고 이를 대신할 새 이름을 찾아 나섰기 때문이다.

성북구는 19일 미아로.미아리 고개.미아리 구름다리.미아 사거리 등 이 낱말이 들어간 네 곳의 지명을 바꾸겠다고 밝혔다. 새 이름은 다음달 10일까지 시민 공모를 거쳐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성북구는 장기적으로는 '미아'가 들어간 학교나 점포 이름도 관련 기관.업체와 협의해 바꿔나갈 계획이다. 행정구역이 다른 강북구 미아동은 지명이 바뀌지 않는다.

성북구 자치행정과 조규협 팀장은 "현재 길음 뉴타운과 월곡 균형발전촉진지구개발 사업 등이 진행 중인 만큼 활기찬 자치구의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과거의 우울한 이름을 떨쳐 버리려는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미아동이 있는 강북구는 20일 "성북구가 미아리 지명 변경 공모와 관련한 보도자료를 배포하면서 '미아'라는 이름을 부정적으로 표현, 강북구 미아동의 명예를 훼손하고 지명 변경을 사전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한 것에 대해 강력히 항의한다"고 밝혀 귀추가 주목된다.

행정절차상 지명을 바꾸려면 미아 사거리의 경우 인접 강북구청과 협의해야 하고 나머지는 서울시 지명위원회 심의를 거쳐야 한다.

미아라는 지명은 '널찍한 언덕'이라는 본디 뜻과는 무관하게 '한 많은 미아리 고개'라는 유행가 가사와 '미아리 텍사스'라는 속칭 때문에 그동안 한 서리고 부정적이라는 오해를 받아왔다는 것이 성북구 측의 주장이다.

박수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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