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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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대 사우디아라비아 공중 조기경보통제기(AWACS)등 85억달러어치 무기판매안이 상원의 승인으로 확정됨으로써 미국은 서로적대관계에 있는 이스라엘.이집트.사우디아라비아를 각각 미국의 영향권내에 포괄시켜 중동안정을 도모한다는 중동정책을 명백하게 부각시켰다.
이러한 미국의 중동정책은 아프가니스탄.이란.이라크와 아프리카에서 맹렬하게 세력을 확장하고 있는 소련의 포위정책에 대항한다는 미국의 세계전략의 일환이다.
「레이건」행정부가 이스라엘-이집트 화해라는 전임 「카터」행정부의 정책에서 한걸음 나아가 사우디아라비아를 끌어들인 것은 미국이 전통적인 맹방인 이스라엘 일변도의 중동정책에 한계를 느껴 이에서 탈피하는 과정이기도하며 보다 거시적으로 대소 강경정책을 밀고나가겠다는 입장을 표현한 것으로 분석된다.
더구나 미국은 신실한 친구였던 「사다트」이집트 대통령의 피살로 새롭게 조성된 이집트의 정치적 불안사태 때문에도 이러한 정책을 밀고 나가야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미국은 대 사우디아라비아 AWACS 판매에 90년대까지 직접 관여하다는 조건을 붙임으로써 대 사우디아라비아 개입을 공식화했다. 이는 앞으로 미국이 사우디아라비아내에 미군 기지를 보유할 가능성을 제공하는 것이다. 「레이건」의 이번 승리는 미국내 정치에서도 변수로 작용할 것이다.
표결에서 나타난 반대여론을 무마해야하겠지만 「레이건」은 『개인적인 명예를 모두 투자』(뉴욕타임즈의 표현)하여 의회의 「시험」에서 이겼기 때문에 「강력한 대통령」으로서 앞으로의 대외정책 수행에서는 물론, 감세정책등 중요 경제정책등도 과감하게 추진할 기반을 더욱 강화시킨 것으로 보인다. 【김건진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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