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건」을 끌고가는 삼두마차|백악관의 「미즈」고문.「베이커」비서실장.「디버」보좌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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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레이건」미국대통령을 보필하는 세 거두보좌관들의 권한은 「앨런」안보특보마저도 대통령에게 바로 보고를 못할 정도로 날로 막강해지고 있다.
백악관을 움직이는『빅·드리』-삼두마차를 두고 일부에서는 국민의 투표에 따라 선출된 대통령보다 더 큰 권력을 휘두른다고 걱정하고, 일부에서는 화로의 세발처럼 균형과 조화를 이루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미국의 국내외 정책을 최종적으로 결정하는 사람은 말할것도 없이 「레이건」대통령 자신이다. 그러나 「레이건」은 『빅·드리』라고 불리는 측근보좌관 3명에게 많은 권한을 맡기고 있다. 미국의 역대 대통령들은 「대통령의 분신」이라고 할 심복을 두고 있다. 「우드로.윌슨」시절의 「에드워드.하우스」,「프랭클린.루스벨트」시절의 「해리.홉킨즈」, 「아이젠하워」시절의 「셔먼.애덤즈」,「닉슨」시절의 「홀드먼」등이 바로 대통령의 분신들이었다. 「포드」시절의 「키신저」 와 「카터」시절의「브레진스키」는 미국의 대외정책을 좌지우지했다.
「레이건」대통령의 빅드리는 미국 역사상 전례없는 아주 독특한 위치에 있다. 『9시출근,5시퇴근』을 고수하고 대기업의 회장처럼 최종 재가하는 「레이건」의 통치스타일 때문에 생겨난 삼두정치의 주역은 장관급고문 「에드.미즈」3세, 비서실장(수석보좌관)「제임스.베이커」,그리고 보좌관 「마이클.디버」등 3명이다. 어떠한 문제도 이들 세사람 몰래 진행될 수 없으며, 「레이건」대통령의 정책에는 반드시 이름의 입김이 들어가고 있다.
지난8월 미공군기가 리비아공군기를 격추했을 때 「에드.미즈」는 「레이건」을 깨우지 않았다. 「미즈」의 판단으로 중요 사태가 대통령에게 보고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밝혀지자 『누가 대통령이냐』는 비판과 함께 『미즈대통령』이란 말까지 나돌았다. 일부에서는 개성이 다른 세사람의 조화가 언제까지 지속될 것이냐며, 머지않아 삼두체제가 깨질것이라고 성급하게 판단하는 측도 있다. 그러나 「레이건」집권 9개월이 지나면서 「레이건」은 꼭 알맞은 세사람에게 꼭 알맞은 권한을 배분하고 있음이 드러나고 있다.
「에드.미즈」(49)는 「레이건」의 생각을 가장 잘 대변한다. 그는 내각과 백악관정책보좌과팀을 지휘감독하는 권한을 가지고 있다. 「미즈」는 때론 『나무를 보고 숲을 보지못한다』는 말을 듣고, 복잡한 정책문제는 특히 대외정책에 관한 결정을 뒤로 미루기도 한다. 「제임즈.베이커」(50)는 백악관의 로비활동,대언론,대의회,인사문제를 관장하고 있다. 「베이커」는 「레이건」에게 『그문제에선 각하의 생각이 틀렸읍니다』라고 서슴없이 직언을 하는 사람이고, 바로 그점이 마음에 들어 기용됐다.
80년 선거전에서 「부시」후보의 참모장을 지낸 경력 때문에 「레이건」보다는 「부시」부통령에게 더 충성스럽다는 말을 득고 있다. 「미즈」가 모든 가능성을 고려하여 신중하게 결정하는 타이프라면 「베이커」는 『이렇게합시다』라고 밀고나가는 바람에 두사람 사이에 의견의 차이가 드러나기도 한다. 이때 「마이클.디버」(43)가 중재역할을 한다. 27살때부터 「레이건」을 섬겨온 「디버」는 「레이건」의 생각을 꿰뚫고 있어 그의 매일 스케줄을 짠다.
이 때문에 「디버」는 「레이건」을 가장 먼저 만나는 사람이자 가장 마지막으로 만나는 사람이기도 하다. 대통령집무실에 붙은 사무실을 쓰고있고, 「낸시」여사의 마음도 사로잡고 있다.
지난1월 「레이건」행정부가 출범하면서 세사람은 공평하게 권한을 나눠가져 대통령을 보좌한다는 협약을 맺었다. 「레이건」의 총애를 받기위한 경쟁 따위는 벌이지 않고, 「레이건」도 어느 한쪽에만 귀를 주지 않는다는 것이 백악관 관리들의 견해다. 가끔 세사람사이에 불협화음이 있는것처럼 전해지는 것은 스타일의 차이에서 빚어진다.
예컨대 「미즈」는 언론에 나타나기를 기피하지만 「베이커」는 공개하기를 즐긴다. 그러나 세사람의 견해는 「화학작용」을 일으켜 「레이건」의 결정을 돕는다.
이들이 매일매일 어떻게 화학작용을 하는지 흥미거리다.
상오7시, 세사람은 다른 직원들이 출근하기전에 백악관자기 사무실로 출근한다. 상오7시30분 세사람은 「베이커」의 사무실에서 만나 아침식사를 나누면서 회의를 시작한다.
회의는 으레 농담이나 가십으로 시작되는데 그것은 「레이건」을 닮은 것이다. 세사람은 대통령의 일정을 검토하고 배석자를 결정한다음 대통령과의 회의에 제출할 의제를 결정한다.
상오8시, 세사람은 백악관의 고위보좌관들과 연석회의를 가진다. 이 자리에는 의회담당 「맥스.프리더스도프」,대변인「데이비드.거건」등이 참석한다. 상오8시30분 세사람은 각기 사무실로 돌아가 자기보좌관들을 만난다.
상오9시 「레이건」대통령은 백악관 2층 내실에서 아래층 집무실로 출근하기가 바쁘게 세사람을 부른다. 「베이커」가 그날의 의제를 하나씩 보고하면 「미즈」와 「디버」는 가끔 반대의견을 말한다. 그러나 「레이건」은 그 반대를 불쾌하게 생각지 않는다.
상오10시 「레이건」대통령이 상문객을 접견하기 시작하면 주로 「디버」가 배석하고 「미즈」와 「베이커」는 자기 사무실로 돌아가 각료 및 의원들과 접촉한다.
상오11시 전체각료회의나 축소각료회의 혹은 국가안보회의가 소집된다. 「미즈」와 「베이커」가 참석하며, 주로「베이커」가 토의를 이끌어간다. 하오에는 세사람이 자기사무실에서 집무하며 단독으로 대통령을 만나는 일은 드물다.
하오5시 「레이건」은 퇴근하기전에 다시 세사람을 불러 그날의 업무결과를 검토한다. 대통령 최근후에 「베이커」,「디버」,「헤이그」국무장관,「폴.랙설트」상원의원등이 만나 테니스를 치기도 한다. 하오7시 세사람은 백악관에서도 최근하는데 귀로에 파티에 참석하기도 하지만, 세사람이 따로만나 한잔하는 일은 거의 없다.
한편 대통령의 안보담당보좌관 「리처드.앨런」(45)은 「키신저」나 「브레진스키」와 같은 권한을 행사하지 못하고 있다. 「앨런」은 백악관의 『보이지않는 사람』으로 「미즈」고문의 지휘감독을 감수하면서 「레이건」에게 구두로 보고하기 보다는 서면보고서를 제출한다. 「앨런」의 권한약화로 「헤이그」국무와 「와인버거」국방간의 이견이 노골적으로 드러나기도 한다. 그러나 「미즈」고문은 모든 의견이 백악관의 삼두에게 집약돼 「레이건」에게 전달되기를 바라고 있다.【US뉴스지.11월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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