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천 스카우트비 1억2천만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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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내년봄 연세대를 졸업하는 대학농구 최고의 스타인 1m94cm의 장신센터박종천이 1억2천만원의 스카우트비를 받고 현대농구팀에 입단한것이 밝혀져 화제가 되고 있다.
박선수는 올들어 연세대가 대학농구에서 전승을 기록하며 춘계연맹전·종별선수권대회, 그리고 대학대회에서 우승, 3관왕을 차지하는데 견인차 역할을 한수훈선수다. 특히 그는 탄력있는 점프로 리바운드를 독점하며 골밑을 장악, 연세대가 올들어 숙적 고려대에 3연승을 거두는데 수훈을 세우면서 주가를 높였다.
박선수는 그동안 각실업팀에서 눈독을 들여봤는데 결국 센터부재로 지난해부터 라이벌 삼성에 연패를 거듭해온 현대팀에 입단, 지난8일 실업연맹에 가등록을 끝마쳤다. 박선수는 이미 서울체육고에서 대학입학때에도 납치소동을 피우는등 스카우트파동을 일으킨 유망주였다.
당초 그는 고려대입학이 거의 결정적이었으나 막판에 합숙중인 서울체육고를 빠져나와 연세대로 잠적, 재명처분을 받는등 말썽을 빚었었다. 이같은 잡음속에 그는 대학에 입학하면서부터 병찬가 따라 빛을 내지 못했었다. 1학년초엔 왼쪽발목을 골절당해 8개월동안 쉬었으며 지난해엔 오른쪽 무릎의 연골을 도려내는 수술을 받아 또 1년동안 벤치를 지키기도했다.
그러나 이같은 역경속에서도 그의 진가는 올들어빛을 내기 시작, 상승 연세대의 기둥역할을 했으며 지난7월 자유중국 존즈컵대회엔 대표선수로 선발되었고 이어 제11회 아시아선수권대회(11월·인도)에 출전할 국가대표선수로 뽑혀 현재 합숙훈련중이다.
박종천은 대표팀에선 조동우(1m97cm·삼성)의 그늘에가려 센터로는 빛을 내지못하지만 리바운드 활약과 상대수비진을 교란하는 기동력있는 장신포워드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편 현대의 방열감독은 『박종천의 입단으로 골머리를 앓아오던 골밑을 보강하게 되어 이충희와 박수교(내년1월 해군에서 제대)등을 묶어 내년도엔 무적함대를 만들겠다』며 장담하고 있다. 이에대해 삼성의 이인표감독은 『조동우와 임정명등 두거목이 버티고있어 박종천에 대해선 신경을 안쓴다.
또 새로 박에 못지않은 윤득영(1m92cm·한양대)을 스카우트함으로써 골밑에 대해선 걱정이없다』며 여유만만하다. 국가대표여자팀의 신동파감독(태평양화학)은 『박종천은 리바운드와 배구는 나무랄데가 없으나 슛감각이 예민하지 못한것이 흠이다. 따라서 현대팀에선 절대적인 역할을 하겠지만 조동우가 있는 대표팀에선 포워드로 뛰어야하기때문에 문제점이 있다』며 앞으르 선수자신의 노력에 따라 대성여부가 결정될것이라고 말했다. 농구계에선 내년도 삼성과 현대의 명승부 대결에 벌써부터 흥미와 관심을 모으고있다.[이민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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