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장의 무기동원…불꽃튀는 연고응원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영원한 맞수. 울해 「연고전」의 대결은 경기보다 응원전에서 먼저 불꽃이 튄다. 『아리랑카-.』신촌독수리 연세대의 응원단이 서구풍의 경쾌한 구호와 율동으로 신명을 돋우면 안암골 호랑이 고려대응원단은 꽹과리·징소리에 흥겨운 농악으로 필승을 다짐한다. 올해 고려대응원은 전통의 진홍색바탕의 짓발과 스케일큰 몸짓, 향토색 짙은 농악을 앞세운데다 차전놀이와 비슷한 고싸움을 비장의 무기로 선보여 응원의 격조를 높인 것이 특색. 연세대는 규율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분방한 젊은을 마음껏 발산하는 디스코풍의 몸짓에 하늘을 나는 독수리의 기개를 파란 깃발에 담아 호랑이의 호기에 맞서고 있다.

<고려대>
고려대응원단(단장 최권태·기계공학과4년)은 해마다 응원의 주축을 이뤄온 농악대 85명과 기수단 50명, 밴드부 60명등 웅장한 규모를 자랑-.
올해 응원의 주무기는 화려함과 전체학생의 집단율동미를 조화한 꽃술과 고싸움.
꽃술은 색색의 화학사 원단을 재료로해서 만들어 화려한 색감과 리듬의 웅장함을 겨냥해서 창안해낸 메가톤급 신형무기라고 최군은 뽐낸다.
농구공보다 큰 꽃술 2만5천여개를 준비해 학생들이 두손에 하나씩 나눠들고 갖가지 동작을 화려하게 펼친다.
꽃술응원과 함께 심혈을 기울여 준비한 비상의 무기는 전남광산군대촌면칠석리주민사이에 전승돼온 고싸움.
고싸움놀이에는 길이 13m의 대형 고가 등장하고 동원되는 인원만도 2백50명이나 된다.
응원만은 지난여름 대천별장에서 10일간 전지훈련을 하며 올해 연세대를 응원에서 완파할 수있는 지모를 모았고 8월15일부터 학교강당에서 합숙을하며 응원단 팀웍을 다지는 피나는 연습을 쌓아왔다.

<연세대>
지금까지의 규율적인 응원 방식을 벗어나 고고스타일의 자유분방한 응원을 준비. 올해 응원전은 이미 『아이리어와 자세에서 이긴 것이나 다름없다』고 기염이 대단하다.
연세대학도호국단(총학생장 문종열·21·정외과3년)은 예년과는 달리 갖가지 응원도구를 모두 사용하지 않고 복장도 자유복. 구호를 위주로한 「감정 그대로를 표현하는 자유형」을 새로운 응원방식으로 택했다.
총학생장 문군은 『지금까지의 과잉승부욕과 낭비, 사치한 응원은 이제 대학사회에서 탈피할 때』라면서 연세대 응원의 탈바꿈을 자랑.
응원단장 오희재군(21·요업과4년)은 「도구없는 응원」을 위해 새로 개발한 몸짓과 구호만해도 20여가지나 되며 80여개의 레퍼터리가 호랑이를 잡는 몰이꾼이라고 장담했다.
응원단 1만2천명에 졸업생까지 합쳐 2만여명이 펼치는 연세대의 「새로운 응원」은 사실상 「옛날로 되돌아간것」이지만 여학생 50명으로된 고적대, 48명의 기수단, 그리고 브라스밴드가 허전하지 않게 조화를 이루며 「조직화된 힘」보다는 「폭발하는 힘」을 보여주고있다.[진창욱·정강영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