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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절기 소아감기…그 예방과 치료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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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환절기를 맞아 기온이 내려가면서 어린이 감기환자가 부쩍 늘고 있다. 건강한 어린이가 보통장기에 걸리면 대개 3∼5일만에 낫지만 심한 감기에 걸리거나 치료를 소홀히 할 경우, 모는 허약한 어린이, 질병이 있는 어린이는 뜻하지 않게 심각한 합병증에 걸리는 수도 있다. 감기를 20여 년간 연구해온 영국의 국립감기연구소는『감기란 어떤 일군의 바이러스에 의해 일어나는 상기도의 감염증으로 전염되는 병』으로 정의하고 있다.
고려병원소아과장 금동혁박사는 감기의 바이러스는 1백여 가지나 된다고 말했다. 감기바이러스에는 가장 흔히 걸리는 코감기의 원인인 피코르나 바이러스, 또는 보통장기바이러스가 있고 위장에 침입해 설사를 일으키기도 하는 에코바이러스, 겨울에 기승을 부리는 인플루엔저, 또는 파라인플루엔저 바이러스, 여름감기의 원인인 아데노바어러스 등이 있다.
한편 우리의 입안, 특히 열두벽에는 폐렴균·연쇄상구균·포도상구균을 비롯한 각종세균이 상주하고 있다. 보통 때는 인체의 저항력에 눌려 이들 병원세균은 질병을 일으키지 못하지만 감기바이러스가 열두등 상기도에 감염돼 염증을 일으키면 이들 세균은 맹렬히 불어나기 시작한다. 이럴 경우 특이 붓고 아픈등 목감기및 독감증세를 보인다.
저항력이 약한 어린이들은 ▲기온의 변동이 심하고 ▲습도가 낮으며 ▲야외나들이가 많은 요즘의 환경변화에 적응하기 힘들어 감기에 걸린다.
금박사는 요즈음 나도는 어린이 감기증세의 특징으로는 ▲높은 열과 ▲구토 ▲설사및 복통을 들고 있다.
이같은 증세가 심해질 때는 지체하지 말고 치료를 서둘러 합병증을 막아야한다.
어른의 감기는 치료로 고열·통증등 증세를 악화시킬 수 있으나 감기의 경과에는 큰 차이가 없지만 어린이의 감기는 항생제의 투여등 치료로 감기를 앓는 기간을 수일간 단축하고 증세도 가볍게 할수 있다는 것이 동경의대 소아과 등의 실험결과 입증되고 있다.
금박사는 특히 용혈성 연쇄상구균에 의한 어린이 감기는 후유증이 심각하므로 치료를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감기의 증세는 높은 열에 목이 아프고 편도선에 꼽이 끼고 장에 염증을 일으켜 구토와 복통증세까지 있는 등 심한 편이다. 미국에서는 대개의 어린이감기환자에게 세균검사를 실시, 용혈성 연쇄상구균에 의한 감기가 아닌지 알아볼 정도로 후유증이 심한 감기다.
신장염·류머티열 등 후유증은 대개 이 감기를 앓은 후1∼2주일후 나타난다. 이 감기에 걸리면 최소 1주일이상 항생제를 먹어야 한다.
심한 감기를 방치하면 또 폐렴·기관지염·중이염등 합병증을 유발한다. 이들 합병증이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것이면 비교적 치료가 잘되나 세균성 폐렴이나 중이염은 치료를 철저히 하지 않으면 후유증이 심하게 된다고 금박사는 경고했다.
날씨가 추워지는 11월이 되면 감기를 제대로 치료하지 않을 경우 로타 바이러스에 감염, 가성콜레라에 걸리기 쉬우므로 주의해야 한다. 가성콜레라는 유아에게 걸리기 쉬운 질병으로 쌀뜨물 같은 설사를 계속, 생명을 위협하기도 한다.
특히 주의할 것은 어른의 재채기에 의해 어린이가 감기에 감염되는 것. 감기에 걸린 사람이 어린이는 물론 어른 앞에서도 재채기를 하면 2∼3일 안에 감기에 걸릴 확률이 높다. 앞사람이 재채기를 할 때는 슬쩍 몸을 옆으로 돌리거나 그후 눈치채지 않게 휴지로 얼굴을 씻거나 화장실에 가서 세면·양치질을 하면 감기를 막을 수 있다. 감기에 걸린 사람이 마스크를 하거나 재채기를 할때 최소한 손수건으로 막는 에티켓이 필요하다.
유아가 감기에 걸렸을 때는 설사를 하는 일이 많으므로 주의해 관찰해야 한다.
아기가 약간 재채기나 기침을 하더라도 열이 없고 평소와 같이 잦을 잘먹고 잘 자면 그대로 두어도 괜찮다. 2∼3일간 높은 열이 계속되고 설사증세를 보이면 병원에 가는 것이 좋다.
어린이가 열이 나고 몸이 이상 할때 목안을 관찰하면 편도선이 부었는지를 알수 있다. 목 안을 관찰할 때는「아」해 보라고 하면서 숟가락을 조심스럽게 넣어 본다. 목안은 평소에는 핑크빛이지만 감기 등으로 부었을 때는 빨갛거나 보라빛을 띠게 된다. 숟가락을 넣어 어린이가 구역질을 하면 재빨리 숟가락을 빼야한다. 편도가 부었다면 일단 항생물질을 투여하는 것이 원칙이다. 감기를 치료하기 위해서는「안정·보온·영양」의 3원칙을 지키는게 좋다.
감기에 걸렸을 때는 따뜻한 방에서 이불을 덮고 자는 것이 가장 좋다.
음식은 소화가 잘되고 영양분이 많은 달걀·우유·버터·치즈가 좋다. 예를 들어 따끈한 남비 국수에 달걀을 풀어 먹이고 재우는 것도 좋다.
감기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갑자기 찬바람을 쐬지 말고 가급적 사람이 모이는 곳을 피해야 한다. 방에 잘때는 방안에 젖은 수건 등을 널어 습도를 조절해주도록 한다고 땀을 탕이 흘리는 어린이는 잠들 무렵에 이불을 너무 쓰게하지 말고 잠자기 30분 전에는 심한 운동으로 땀을 흘리지 않도록 한다. 잠잘 때는 옷을 따뜻이 입히되 가끔 땀을 닦아 주는게 좋다. <김광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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