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 갑자기 어지럽다(9)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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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갑자기 기온이 내려갈때면 어지럼증을 느끼는 사람들이 있다. 여기에 예를 드는 P씨도 그중의 한사람.
작년 10월초 서울시내 전철역에서 쓰러진 일이 있다. 몸 중심에서 무언가 따끈따끈한 이상한 느낌이 들더니 이것이 엉덩이 부분으로 이동하는지 갑자기 엉덩이쪽이 뜨끈해지면서 전철역 계단을 내려가다가 넘어졌다. 넘어지는 순간은 머리가 『핑』돌면서 어떻게 몸을 가눌수가 없었다.
놀란 주위의 사람들이 부축을 해주어 일어난 다음 정신을 차리고 인근병원을 찾아 진찰을 받았더니 저혈압 증세가 있으며 소화능력도 저조한 편이라는 얘기였다.
의사는 한끼에 많은 양의 식사를 하지말고 하루4∼5회에 나누어 분할섭취하는 것이 좋겠다고일러줬다.
금년 54세의 행정직 공무원인 P씨는 깜짝 놀랐다. 젊었을때부터 이렇다할 큰 병을 앓은 일이없어 건강에는 자신을 갖고 있었으며, 병원에 자주 출입하는 것을 수치스럽게 여기고 있었기 때문이다.
P씨는 신장162cm, 체중54kg으로 좀 작은편이며 담배는 작년부터 끊었고, 술은 저녁식사전에 맥주반병, 잠들기전에 나머지를 마시는 일이 자주 있다.
식사는 무엇이나 잘 들지만 아침은 밥1공기에 된장국 정도로가볍게 한다. 운동은 별로 이렇다하게 하는것은 없으나 주말이면 가끔 근교 산으로 친구들과 등산을 간다.
여러가지를 종합해보면 P씨에게 작년에 일어났던 증세는 역시 뇌빈혈로 저혈압과 관련된것일 가능성이 크다.
날이 갑자기 추워지면 말초혈관은 체열을 빼앗기지 않으려고 가늘게 움츠러들고 대동맥의 혈류는 왕성해져서 혈압이 올라가게된다.
P씨의 경우는 심장기능이 별로 좋지 않은것으로 짐작된다.
심장에 이상이 없으면 뇌빈혈은 일어나지 않는다.
따라서 P씨가 건강체인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심전도를 한번찍어볼 필요가 있다.
또 저혈당이 있을지도 모르므로 공복에 병원을 찾아 혈당치를 체크해 보는것이 바람직하다.
그외에 가능하면 혈액의 지질(지방질)도 측정해서 혹시 고지혈증이나 동맥경화증이 없는지를 한번 검사해보는것이 좋다.
만일 저혈당으로 나타나면 식사의 양이 부족한 편이라고 볼 수 있고, 고지혈증이 있는 것으로나타나면 식사량은 괜찮다고 볼수 있다. 그러나 이는 개인에 따라 차이가 많으므로 격무여하, 운동량등에 의해 조절되어야 한다.
운동량의 조절도 혈당치의 높고 낮음에 따라 그 정도를 정하는것이 안전하다. 만일 저혈당이라면 운동은 삼가는것이 좋고, 혈당의 이상이 없거나 오히려 높으면 가벼운 운동을 하는편이 건강에 좋다.
P씨는 나이에 비해 좀 지나칠 정도로 일이 많은것 같아 혈당치를 체크해 보도록 권유한것인데 그밖에 스트레스의 축적도 고려되어야 한다. 이 경우는 일단앞에 말한 중요부분의 검사가 선행된 다음 종합적으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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